바다가 보이는 크루즈선 위 식당. 사진은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바다가 보이는 크루즈선 위 식당. 사진은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최대 6억원가량 돈을 내고 평생 거주할 수 있는 ‘오션뷰’ 집을 샀지만, “당장 짐을 싸서 나가야 한다”는 취지의 통보와 함께 쫓겨나야 하는 일이 생겼다. ‘바다 위 집’을 표방하며 세계 일주를 한 미국 크루즈선에서 벌어진 일이다.

28일(현지시간) 캄보디아 남부 쁘레아시아누크주 당국에 따르면 시아누크빌 항구에 정박 중인 크루즈 ‘오디세이’호는 최근 승객에게 짐을 싸서 배에서 내리도록 통보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연료비 급등 등에 따른 누적 손실로 캄보디아에서 운항을 멈췄으며, 이로써 승객 200여명이 사실상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배 밖으로 쫓겨나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 배는 애초 대부분 미국인인 승객 203명과 승무원 156명이 타고 있었다.

배에서 쫓겨난 승객 중 일부는 항공편을 이용해 고국 등지로 떠났으며, 나머지는 시아누크빌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롱 디망쉐 쁘레아시아누크주 부지사는 “갑작스러운 하선 명령으로 인해 많은 은퇴자와 원격 근무자가 고국에서 수천 킬로 떨어진 곳에서 갈 곳을 잃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크루즈 운영사인 미 플로리다주 소재 ‘빌라 비 레지던스’사는 성명에서 “더 이상 운영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한편 거주자와 승무원, 직원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연료비가 애초 객실당 월평균 1800달러(약 242만원) 수준에서 아시아 지역에선 6000~8000달러(약 806~1075만원) 수준으로 급증해 재정 압박을 겪어 사업 지속이 어렵게 됐다는 입장이다.

애초 회사 측은 “오디세이호를 당신의 영구적인 집으로 삼으라”고 홍보했다.

이런 식으로 크루즈 객실을 평생 거주 용도로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으로 승객을 모았다.

영구 거주 선실은 약 13만~44만달러(약 1억7500만~5억9100만원) 값으로 비싼 선실은 6억원에 육박하도록 설정해 분양했으며, 여기에 매달 2000~1만달러(약 268만~1340만원)의 비용을 별도 부과하는 식이었다.

승객 조핸 보딘은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오디세이호가 짐을 쌀 시간을 6시간밖에 주지 않고 내리라고 했다며 함께 탄 아내가 매우 속상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과 아내가 15년 이상 배에서 살기를 바랐다며 최근 합류했거나 은퇴자금 등을 투자한 승객이 걱정된다고도 했다.

‘원인 지목’ 중동 전쟁, 다시 불붙을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게티이미지닷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게티이미지닷컴]

한편 이번 일의 원인으로 거론된 중동 전쟁의 경우 미국 중간선거와 이스라엘 총선 이후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 등 외신은 이스라엘 총선과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중동 전쟁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당시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이란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작전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으며, 선거에서 패배하면 힘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외려 더 커져 이란에 대한 공습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BBC에 중간선거가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후 남겨질 정치적 유산 만들기에 집중할 것이며 “국내의 수렁 같은 상황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안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 전쟁이 재개되면 중동 정세는 다시 격랑에 빠질 수 있다. 이는 세계 경제에까지 재차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지난 2월부터 이뤄진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에 지도부 상당수를 잃고도 정권을 지켰다. 외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무기 삼아 국제 에너지 흐름의 주도권을 쥐려고 하고 있다. 이 때문에 FT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시 공세를 강화한다고 해도 이란의 정권교체나 중대한 양보를 끌어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역내 대리 세력을 동원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 전반으로 표적을 넓히는 이란이 강하게 반격에 나선다면 국제 에너지 가격과 세계 경제에 2차 파장을 미칠 가능성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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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