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CRO 재소집…관리 강화 주문
신용융자 잔고 30.3조원…반대매매 우려
신용공여 한도 90%·종목별 비중 15% 관리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업계의 신용융자 관리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자율관리 방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추가 규제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6월 주요 증권사에 신용융자 리스크 관리를 당부한 지 4개월 만에 다시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들을 소집해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27일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주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개사의 CRO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간담회는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 주재로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6월24일 열린 증권사 CRO 간담회 이후 업계의 리스크 관리 현황을 살펴보고 최근 발표한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 방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도록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 부원장보는 지난 6월 간담회 이후 증권업계의 신용융자 관리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일률적인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신용융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 24일 주요 증권사 CRO 간담회에서 신용융자와 미수거래 증가에 따른 위험 관리를 당부한 바 있다. 당시 신용융자 일평균 잔고는 지난해 20조9000억원에서 올해 5월 36조3000억원으로 증가했고, 미수금 일평균 잔고도 같은 기간 9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금감원은 투자자들에게 반대매매 위험을 충분히 알리고,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증권사 자체 유동성 관리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신용융자 잔고는 4월 말 35조7000억원에서 5월 말 38조원으로 증가한 뒤 7월 말 32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8월 말 33조2000억원, 9월 말 33조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달 22일 기준 3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신용융자 잔고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주가 급락 시 대규모 반대매매가 발생해 증시 충격이 커지고 시장 신뢰도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증권업계가 최근 마련한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 방안을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업계는 지난 1일 총 신용공여 한도를 90%로 제한하고, 19일에는 신용융자의 종목별 비중을 15%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서 부원장보는 업계가 자율관리 방안을 마련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산시스템 구축과 내부규정 반영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투자자 보호를 우선해 신용융자 관리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자율관리가 미흡하면 추가 규제 수단이 동원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일부 증권사는 이미 신용융자 관리 강화에 나섰다. 국내주식 전 종목의 신용융자 등급을 낮춰 한도를 축소하거나, 신용융자가 집중된 종목의 기본한도를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이고 증액 연장을 제한하는 사례가 있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활용해 신용융자 현황과 장중 급등락 종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증권사도 있다. 한도를 초과하거나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종목 등급을 낮추거나 신용융자를 제한한다.
이날 참석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CRO들은 신용융자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율관리 방안 이행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증권업계의 신용공여 한도와 종목별 비중 관리가 실효성 있게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며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건전한 투자 문화가 조기에 정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ajun825@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