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개막 하루 전 열린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한 최혜진과 유해란, 김세영(왼쪽부터). [사진=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 조직위원회]
대회 개막 하루 전 열린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한 최혜진과 유해란, 김세영(왼쪽부터). [사진=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 조직위원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악천후를 극복하라!

22일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막을 올린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경기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5만 달러)에 내려진 경계령이다. 북상 중인 태풍 ‘참피(Champi)’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주말에는 비까지 내릴 가능성이 있어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대회 코스인 파인비치 골프링크스는 리아스식 해안의 지형적 특성과 맞물려있다. 바다를 끼고 샷을 날려야 하는 대표적인 링크스 코스인 만큼 평소에도 해풍의 영향이 지배적인데, 태풍 참피의 접근으로 강풍과 폭우가 겹칠 경우 코스 난이도가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및 해외 기상 관측망에 따르면 태풍 참피는 서남해를 통과하거나 제주 인근 해역을 거쳐 북동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말 본선 라운드로 갈수록 대회장이 위치한 해남 일대에 초속 15~20m를 넘나드는 순간 최대 돌풍과 함께 강한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예보된 상태다.

LPGA 경기위원회와 조직위원회 역시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대회 관계자는 “대회조직위가 주말 동안 태풍 참피의 경로를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기상 상황이 악화할 경우 라운드 일시 중단, 54홀 축소 운영, 월요일 예비일 활용 등 모든 시나리오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있다”고 밝혔다.

날씨 변수는 선수들의 우승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는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을 비롯해 유해란, 최혜진, 윤이나, 김민솔, 서교림 등 국내외 최정상급 골퍼 84명이 출전해 컷오프 없이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린다.

선수들은 대회 개막 하루 전인 21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입을 모아 거센 바람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특히 바다를 가로질러 티샷을 날려야 하는 파인비치의 시그니처 홀인 15번 홀(파3) 등 해안 절벽과 맞닿은 홀들이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태풍이 몰고 온 돌풍이 불 경우 클럽 선택의 일관성이 무너지고 볼의 탄도 제어가 극도로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김세영은 “파인비치는 해안가 코스라 플레이할 때 바람이 많이 분다. 오늘도 바람이 20마일 정도로 세게 불었는데 오늘 강풍 속에서 했던 연습이 본 경기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내일과 모레는 바람이 줄어들어 실력을 다툴 수 있겠지만 주말에는 다시 바람이 불 것 같다. 해남의 강풍은 선수들이 극복해야 할 중요한 관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 뷰익 LPGA 상하이에서 준우승을 거둔 최혜진은 “작년에도 날씨에 따라 스코어 차이가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매일 날씨가 다를 텐데 코스 상태에 맞춰 공략법을 다르게 가져가겠다. 날씨가 좋을 때는 거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안정적으로 스코어를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솔도 “바람이 불 때 9홀 정도 플레이를 했는데 15번 홀에서 강한 맞바람이 불었다. 바닷가 바로 옆이라 바람을 더 많이 타는 것 같다. 바람을 무리하게 이겨내려 하기보다 스마트하게 코스를 공략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런 환경은 전통적으로 정교한 샷 메이킹과 강한 탄도 제어력을 갖춘 베테랑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돌풍은 리더보드를 한 순간에 흔들 수 있다. 아무래도 낮은 탄도의 펀치 샷 제어 능력이 뛰어나고 그린을 놓쳤을 때 파를 지켜내는 위기관리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상위권에 포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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