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전기차 사륜구동 비교 시승
전기차서도 ‘렉서스다운’ 주행감성 여전
하이브리드 모델은 고속 안정감 돋보여
실주행 전비 7.3㎞/㎾h…하브 20㎞/ℓ
2.2톤의 묵직한 차체가 마치 기름칠을 한 듯 미끄러졌다. 최고출력 347마력의 힘을 한꺼번에 쏟아내기보다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정교하게 풀어냈다.
프리미엄 하이브리드차 명가 렉서스가 야심차게 내놓은 첫 전기세단 ‘올 뉴 ES’를 타고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왕복 약 145㎞를 달렸다. 갈 때는 하이브리드 사륜구동 모델인 ES 350h AWD로 약 78㎞를, 돌아올 때는 전기차 사륜구동 모델인 ES 500e(사진)로 약 67㎞를 주행했다.
먼저 ES 500e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기모터를 배치해 합산 최고출력 347마력을 발휘한다. 강력한 출력에도 가속은 놀라울 만큼 정제돼 있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힘이 갑작스럽게 쏟아지기보다는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속도가 붙었다.
ES 500e에는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사륜구동 시스템 ‘다이렉트4’가 탑재됐다. 차로를 변경하거나 굽은 도로를 지날 때도 차체가 운전자의 조작을 충실하게 따라왔다.
특히, 가속은 하이브리드차보다 한층 매끄럽고, 차분한 승차감과 고속 주행에서의 정숙성도 만족스럽다. 스티어링 휠 뒤 패들로 회생제동 강도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주행을 마친 뒤 계기판에 찍힌 숫자는 7.3㎞/㎾h로, 공인 복합 전비(5.1~5.3㎞/㎾h)를 약 40% 웃돌았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렉서스다운 완성도를 보여줬다. ES 350h는 2.5ℓ 가솔린 엔진과 6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해 최고출력 247마력을 낸다.
전기차처럼 즉각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리지는 않지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묵직하게 힘이 차오른다. 속도가 높아져도 실내 정숙성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차체는 노면 위에 단단하게 붙어 달리는 느낌이다.
속도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부드럽게 걸러졌고, 제동을 강하게 하는 상황에서도 차체 움직임이 거칠게 느껴지지 않는다. 제동력도 만족스럽다. 특히, 이날 평균 연비는 약 20㎞/ℓ로, 공인 복합 연비(18.3㎞/ℓ)를 웃돌았다.
두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시야다. 넓은 유리 면적과 낮게 설계된 계기판 주변 구조 덕분에 전방과 측면 시야가 상당히 쾌적하다.
외관은 날렵한 전면부와 매끄럽게 이어지는 차체의 곡선이 세련미를 강조한다. 특히 렉서스의 상징인 ‘L’자 형태로 빛나는 방향지시등은 작지만 눈길을 끄는 요소다. 외장 색상도 저마다 개성이 뚜렷해 색깔에 따라 차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배치된 운전자 보조 기능 조작 버튼도 직관적이다. 크루즈컨트롤 설정과 앞차와의 거리 조절이 어렵지 않고, 차로 중앙을 유지하도록 돕는 기능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주행 정보를 시원하게 보여준다.
실내는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손을 가까이 대면 아이콘이 나타나는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는 깔끔한 디자인과 물리 버튼의 조작감을 동시에 살렸다.
다만 디지털 사용성은 아쉽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일부 메뉴를 조작할 때 반응이 다소 굼떴고, 아이나비 기반 내비게이션의 화면 구성도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앞좌석에는 열선·통풍시트가 모두 적용됐지만 마사지 기능은 없다. 뒷좌석 역시 열선만 제공되고 통풍시트는 빠졌다. 뒷좌석 통풍·마사지와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있는 오토만 기능은 별도 모델인 ES 350e의 최상위 VIP 트림에서만 누릴 수 있다.
가격은 ES 500e가 7700만~8490만원, ES 350h AWD가 7590만~8080만원이다. 전기차의 1회 충전 복합 주행거리는 트림에 따라 415~435㎞이며, 최대 150㎾급 급속충전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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