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프스, 3분기 컨퍼런스콜서 독자경영 자신감

“포스코에도 입장 명확히 전달”…협상은 계속 진행

3분기 흑자전환·주가 16% 급등

지난해 9월 MOU 체결 이후 1년 넘게 투자 조건 미확정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로렌코 곤칼베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최고경영자(CEO)가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제공]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로렌코 곤칼베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최고경영자(CEO)가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포스코가 북미 투자 프로젝트를 둘러싼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년 넘게 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철강업체 클리블랜드클리프스가 “외부 기술지원은 필요 없다”며 독자경영 의지를 거듭 드러내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셀소 곤칼베스 클리블랜드클리프스 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9일(현지시간)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독립적인 기업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데 매우 자신감이 있다”며 “자동차 고객과 방향성 전기강판 고객에게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기술적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적 요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른 고객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며 “현재 진행 중인 포스코와의 협상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매우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포스코와의 협상 과정에서 클리프스가 독자적인 기술력과 사업 운영 능력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사가 협력을 논의하고 있지만, 클리프스는 포스코의 기술 지원이 없어도 기존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클리프스가 포스코와의 협력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 곤칼베스 CFO는 포스코와의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협상 상황은 포스코홀딩스가 지난달 3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를 참고해 달라고 언급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30일 공시에서 “해외 완결형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고수익 시장인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 MOU를 체결하고 사업구조 및 투자규모 등을 협의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그룹과 미국 철강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간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에 참석한 신성원(왼쪽 다섯번째) 포스코 경영기획본부장과 셀소 곤칼베스(왼쪽 여섯번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양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제공]
지난해 9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그룹과 미국 철강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간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에 참석한 신성원(왼쪽 다섯번째) 포스코 경영기획본부장과 셀소 곤칼베스(왼쪽 여섯번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양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제공]

양사는 지난해 9월 17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1년 넘게 구체적인 투자 조건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클리프스는 지난해 10월 포스코와의 협력을 공식 발표하면서 당해 4분기 또는 올해 1분기 본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협상은 당초 계획보다 길어지고 있다.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당시 루렌소 곤칼베스 클리프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철강 가격 상승과 자동차 수요 회복을 언급하며 “우리는 더 이상 서두르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기술적 독립성을 강조한 셈이다. 특히 자동차강판과 방향성 전기강판은 포스코 역시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단순한 기술적 자신감의 표현을 넘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뚜렷한 실적 회복이 자리 잡고 있다. 클리프스가 이날 발표한 3분기 매출은 56억달러(약 7조4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9% 증가했다. 직전 분기(52억달러)와 비교해도 약 8% 늘었다. 순이익은 1억65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억3400만달러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억1200만달러로 전년 동기(1억4300만달러)의 약 4.3배, 직전 분기(2억8600만달러)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실적 발표에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클리프스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16.34% 급등한 14.10달러에 마감했다.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28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0.22달러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영향이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클리프스는 4분기 조정 EBITDA가 약 7억1500만달러까지 증가하고, 내년에는 4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철강 수입 규제에 따른 수입 물량 감소와 제품 가격 상승, 신규 고객 계약 등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포스코가 클리프스와의 협력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철강 관세 장벽이 있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공급망을 확보해 기존 자동차강판 고객과의 거래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클리프스 역시 포스코와의 협력을 통해 투자 유치와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기대해 왔다.

이와 별도로 포스코는 현대제철과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하는 전기로 기반 일관제철소에도 참여하고 있다. 약 5억82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으며, 지난 9월 현지에서 착공 기념행사가 열렸다. 연산 270만톤 규모로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