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기반 수소 생산
모빌리티 넘어 산업·에너지로 확대
현지 수소 연구개발 거점도 구축
신규 투자 21조원 중 생산 60%, AI·신사업 20%
투자 법인 ‘HMG 인디아’ 신설
2030년 친환경차 비중 50% 목표
인도 수출 비중 24%→30%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에서 수소 사업의 활용 범위를 승용차와 버스·트럭 등 상용차를 넘어 기관차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태양광을 비롯한 현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모빌리티에 먼저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산업과 에너지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14일(현지시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에서 열린 현대차 푸네 신공장 준공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수소 사업 방향을 밝혔다.
장 부회장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 인프라를 모빌리티 분야에 우선 적용하고, 이후 산업과 에너지 분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수소 활용 범위를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트럭 등 상용차와 기관차까지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그동안 인도에서 수소 기술 연구개발과 생태계 구축에 주력해 왔다면, 이번에는 수소를 활용할 운송수단과 산업 분야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셈이다.
이를 위해 인도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와 협력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장 부회장은 인도가 에너지 자립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정부 차원의 투자 의지도 뚜렷하다는 점을 수소 사업 확대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인도 정부는 수소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2023년 출범한 ‘국가 그린수소 미션’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500만톤의 그린수소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수소 생산과 관련 설비 제조뿐 아니라 교통·철강·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소 활용을 확대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인도에서 수소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공과대학(IIT) 마드라스 및 타밀나두주 정부와 협력해 수소 핵심기술 연구개발과 현지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현대 HTWO 혁신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그린수소 기술 개발과 관련 인프라 구축 등에 10억루피(100크로르루피)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수전해 장치와 연료전지 등 수소 핵심기술 연구를 비롯해 수소 생산·저장·활용 기술의 실증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업 브랜드인 ‘HTWO’를 중심으로 인도 현지 기술개발과 관련 산업 육성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인도에 투자하기로 한 155억달러(약 21조원)의 구체적인 사용처도 공개됐다. 장 부회장은 올해부터 2032년까지 집행할 투자금 가운데 약 60%를 생산시설 확충과 개선에, 약 20%를 인공지능(AI)과 벤처·스타트업 등 신사업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체 투자액을 약 21조원으로 환산하면 생산시설 관련 투자가 약 12조6000억원, AI·신사업 투자가 약 4조2000억원에 해당한다. 나머지 투자금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장 부회장은 생산시설 투자와 관련해 기존 노후 설비를 개선하는 동시에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에 준공한 푸네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17만대에서 2030년 32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자동차 이외의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장 부회장은 완성차와 모빌리티뿐 아니라 에너지, AI 등 그룹 차원의 투자를 추진하기 위해 ‘HMG 인디아’라는 투자 전문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현지 정부 대응과 홍보 기능도 함께 수행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서강현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 사장은 인도의 IT 산업 경쟁력을 활용한 기술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전력 분야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언급했다.
계열사들의 추가 투자 가능성도 언급했다. 서 사장은 “현대차·기아의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현대트랜시스와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들의 투자도 뒤따를 것”이라며 “인도 현지의 연구개발(R&D)과 주행시험 역량을 강화하고, 현지 환경에 맞춘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도 그룹 차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전략도 구체화됐다.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대표이사는 “2029년까지 전기차 4종을 갖추고 충전 인프라에도 투자할 것”이라며 “배터리팩과 전력전자 부품은 이미 현지화했으며, 배터리셀의 현지화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에서 아이오닉 5와 크레타 일렉트릭을 판매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는 현지 전략형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추가할 예정이다.
부품 현지화율도 높인다. 가르그 대표는 “현재 83%인 현지화율을 92%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마하라슈트라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차 26종을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고, 2030년까지 제품 포트폴리오의 50%를 지속가능한 모델로 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인도를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현재 현지 생산량의 약 24%를 수출하고 있으며, 이를 2030년 3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