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결재한 ‘재건축 신속화합(신화) 프로젝트’ 본격 가동…구청장 직접 공정관리
개포주공 6·7단지 관리처분인가·수서 가람아파트 조합설립인가…인허가 기간 단축 성과
2030년까지 2만7330세대 공급 목표…조직 개편·선제적 행정 지원으로 사업 속도 높인다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김현기 강남구청장의 재건축 드라이브가 눈에 띄게 속도를 내고 있다.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내건 ‘강남 대전환’의 핵심 과제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구청장이 직접 사업 진행 상황을 챙기고, 인허가 절차를 앞당기는 등 행정 역량을 재건축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포주공 6·7단지 관리처분계획 인가에 이어 수서택지개발지구 내 가람아파트 조합설립인가까지 잇달아 이뤄지면서 강남 재건축 사업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 구청장이 취임 첫날인 지난 7월 1일 제1호로 결재한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신화) 프로젝트’도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강남구는 최근 김 구청장 주재로 첫 재건축 공정관리 회의를 열고 착공 예정 사업장의 진행 상황과 주요 현안을 집중 점검했다.
강남구에서는 현재 재건축 53곳을 비롯해 재개발과 리모델링 등 총 103개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구는 이들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해 2030년까지 총 2만7330세대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연도별 착공 목표는 2027년 2560세대, 2028년 8550세대, 2029년 5600세대, 2030년 1만620세대다. 주택 공급 목표를 달성하려면 개별 정비사업의 인허가와 기반시설 협의, 주민 간 이견 등 사업 지연 요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
김 구청장은 이를 위해 사업별 공정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회의에는 도시환경국장과 재건축사업과장을 비롯해 도로·치수·공원녹지·교통·환경·건축 등 기반시설 관련 부서장들이 참석했다. 재건축 사업이 개별 부서의 인허가만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도로와 교통, 환경 등 여러 분야의 협의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은마아파트 사업시행계획인가가 꼽힌다. 강남구는 인가 과정에서 약 80개 관계 부서·기관과의 협의 및 주민공람 등 절차를 진행하면서 법정 처리기한 60일보다 33일 앞당겨 처리했다. 구는 사전협의를 통한 선제적 대응을 다른 핵심 정비사업에도 적용해 인허가 기간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김 구청장은 “매일 출근하면 가장 먼저 재건축 태스크포스(TF) 보고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업별 공정을 직접 점검하고 지연 요인은 즉시 해결하는 공정관리 체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장이 직접 챙기면 재건축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장에서도 사업 단계별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는 지난 10월 8일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정비사업의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타당성 검증 완료 통보를 받은 지 8일 만이다.
관리처분계획은 재건축 조합원별 분양 대상과 지분, 분담금 등을 확정하는 절차다. 인가 이후에는 이주와 철거,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업 추진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현재 1960세대 규모인 개포주공 6·7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21개 동, 2698세대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는다. 조합은 2027년 2월부터 조합원 이주를 시작하고, 같은 해 하반기 석면 제거와 기존 건축물 철거를 진행할 계획이다. 2028년 착공해 2032년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포주공 6·7단지는 개포동 중층 아파트 재건축의 주요 사업장 가운데 하나다. 구는 앞서 개포주공 5단지에 이어 6·7단지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마치면서 개포동 일대 정비사업 추진에 힘을 보탰다.
수서택지개발지구에서도 첫 조합설립인가가 나왔다.
강남구는 지난 10월 12일 일원동 가람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을 인가했다. 9월 22일 신청을 접수한 뒤 근무일 기준 10일 만에 처리해 법정 처리기간인 30일을 크게 앞당겼다.
수서택지개발지구 내 재건축 단지 가운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것은 가람아파트가 처음이다. 지난해 8월 7일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으로 재건축 추진 기반이 마련된 뒤 약 1년 2개월 만에 첫 조합이 출범하게 된 것이다.
가람아파트의 빠른 사업 추진에는 구의 선제적 지원과 주민들의 높은 동의율이 뒷받침됐다. 구는 조합설립 신청 전 추정분담금 검증과 동의서 검인 등을 진행했고, 신청 접수 후에는 서류 검토와 보완을 병행했다.
토지 등 소유자 511명 가운데 480명이 조합설립에 동의해 동의율은 93.93%에 달했다. 올해 2월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4월 정비구역 지정, 9월 창립총회, 10월 조합설립인가까지 빠르게 절차를 밟았다.
1993년 준공된 가람아파트는 현재 5층, 496세대 규모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25층, 818세대 규모의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2025년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정비구역 지정 전 추진위원회 구성이 가능해지자, 강남구는 본예산 편성을 기다리지 않고 예비비를 투입해 지난해 11월 공공지원 용역에 착수했다. 제도 변화에 맞춰 사업 초기 단계부터 준비에 나선 것이 사업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조직 운영도 재건축 중심으로 재편한다. 강남구는 주택도시국과 재건축과를 구청 조직의 최선임 국·과로 배치해 주택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재건축 조합과 주민 등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기능을 보강하고, 역세권 복합개발까지 아우르도록 주택 관련 조직도 정비한다.
결국 김 구청장의 재건축 전략은 구청장 직속의 공정관리, 인허가 사전협의, 조직 개편, 주민 소통을 결합해 사업 기간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별 사업의 행정 절차를 앞당기는 것을 넘어 강남구의 주택 공급 목표를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인허가 단축이 곧바로 착공과 입주 시점의 단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조합원 분담금과 이주·철거, 공사비, 기반시설 확충 등 사업 단계별 변수를 얼마나 원활하게 풀어내느냐가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김 구청장은 “가람아파트는 제도 변화에 맞춰 필요한 준비를 서둘렀고, 주민들도 높은 동의로 힘을 보탰다”며 “재건축 과정에서 주민들이 불필요하게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 사업 속도가 달라졌다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첫날 결재한 프로젝트가 회의와 조직 개편, 개별 사업의 인허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 구청장의 ‘재건축 속도전’이 2030년까지 2만7330세대 공급이라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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