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펀드 투자·집행은 운용사 고유 권한”

“일부 거래 시점 짜맞춰 사익편취 주장”

“주주가치 훼손 행위에 법적 조치 포함 대응”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고려아연이 최윤범 회장과 측근들의 비상장기업 선행투자 의혹을 제기한 MBK파트너스·영풍을 향해 “일부 사실관계를 짜깁기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해 마치 새로운 의혹이 드러난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펀드 투자와 자금 집행은 운용사의 고유 권한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에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정상적인 투자 활동의 일환이라는 지속적인 설명에도 불구하고 MBK·영풍이 확인되지 않은 추정과 일방적 주장을 반복하며 시장과 주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공방은 이날 MBK·영풍이 최 회장과 지인들의 비상장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 선행투자 과정에서 배임과 사익편취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이 2020년 5월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 약 236억원을 출자한 뒤 실제 자금이 집행되기까지 59일 동안 최 회장과 지인들이 아크미디어 지분을 먼저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펀드가 아크미디어에 250억원을 투자한 점을 들어 사전에 계획된 사익편취 의혹을 제기했다. 지분을 확보한 지인 중 1명이 이듬해 고려아연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펀드 운용 구조 자체를 왜곡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 자금을 출자한 출자자(LP)일 뿐, 구체적인 투자 대상과 시점, 자금 집행을 결정하는 주체는 운용사(GP)라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펀드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집행은 운용사(GP)가 투자심의와 실사 등을 거쳐 주도하는 사안”이라며 “고려아연이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 자금을 의도적으로 대기시켰다는 식의 주장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자의적 추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K·영풍이 일부 거래 시점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해 ‘사전 기획 배임’, ‘사익편취’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로운 사실이나 구체적인 입증 없이 기존 의혹을 반복하는 것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여론전이라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이 각각 안고 있는 문제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

우선 MBK에 대해서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와 국정감사 지적을 언급했다. 고려아연은 MBK가 자사의 투자와 운용 문제에 대해서는 경영 상황이나 시장 환경의 변화를 이유로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다른 기업의 투자에 대해서는 추정만으로 배임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풍에 대해서도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과 토양정화 지연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토양정화 관련 충당부채 과소계상 등 회계처리 문제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전력을 거론하며 경영 투명성을 문제 삼을 자격이 있는지 되물었다.

고려아연은 현재 미국 제련소 건설과 핵심광물 공급망 확대 등 미래 사업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MBK·영풍이 소모적인 공방을 중단하고 주주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주주와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자의적인 추정으로 회사와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