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달러를 긴급수혈 받게 된 LIV 골프. [사진=LIV 골프]
3억 달러를 긴급수혈 받게 된 LIV 골프. [사진=LIV 골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자금 지원 중단으로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간 LIV 골프가 영국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BC파트너스로부터 최대 3억 달러(약 4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약속받았다.

AP 등 외신들은 이를 두고 LIV 골프가 기사회생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의 세부 조건과 재무 실사를 뜯어보면 단순한 구원투수 등판이라기보다는 가혹한 구조조정을 동반한 ‘다운사이징’에 가깝다는 냉정한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BC파트너스의 신용 전문 조직인 BC파트너스 크레디트는 LIV 골프에 초기 투자를 집행하고 파산 법원의 인가를 전제로 향후 최대 3억 달러의 출구 금융(Exit Financing)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테드 골드소프 BC파트너스 크레디트 대표는 7일(한국시간) 선수들이 리그 및 구단 지분을 직접 소유하는 ‘LIV 2.0’ 체제를 구축해 2027년 시즌 재출범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투자가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LIV 골프는 2022년 출범 이후 사우디 국부펀드로부터 50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오일머니를 수혈받았으나 중계권 판매 난항과 저조한 스폰서십으로 인해 누적 적자만 약 50억 달러에 달했다. 결국 PIF가 추가 자금 투입을 거부하고 발을 빼자 지난 9월 8일 전격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BC파트너스가 투입하기로 한 3억 달러는 과거 PIF가 쏟아부었던 자금의 6%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추진되는 ‘LIV 2.0’은 대회 수를 연간 10개 안팎으로 축소하고 대회당 상금 규모 역시 종전 2000만 달러 이상에서 대폭 삭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구조 역시 전면 개편되어 신설 법인 지분을 선수단이 약 52.5%, BC파트너스가 45%씩 나눠 갖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주요 스타 선수들의 잔류 여부다. 존 람과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 등 기존 계약으로 거액의 계약금을 받기로 했던 간판선수들은 파산 절차에 따라 기존 계약이 무효화될 처지에 놓였다.

LIV 골프 측은 선수들에게 미지급 보장금 채권 대신 불확실한 신설 법인의 지분을 수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선수들의 결정 시한은 10월 25일 전후로 설정됐다. 만약 핵심 선수들이 지분 인수를 거부하고 일반 무담보 채권자로 남아 이탈을 선택할 경우 투어의 흥행 가치는 순식간에 증발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인 BC파트너스의 진짜 노림수가 LIV 골프의 누적 적자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이월 결손금(NOL)을 활용한 절세 혜택이라는 의혹도 제기한다. 비록 골드소프 대표는 이를 주된 투자 동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자체 수익 모델 구축에 실패한 리그에 순수한 스포츠 흥행 목적만으로 자금을 투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결국 BC파트너스의 3억 달러 투자는 LIV 골프의 완전한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AP는 “법원 인가와 간판선수들의 지분 수용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만 작동하는 ‘시한부 인공호흡기’에 가깝다. 확실한 자생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번 합의는 부활의 서막이 아니라 질서 있는 청산으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