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병역특례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군 면제’ 하나만 보고 뛰었다는 축구 대표팀과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 훈련하는 일본 실업 야구팀을 졸전 끝에 꺾고 환호한 야구 대표팀이 도화선이 됐다. 태극마크의 무게를 깃털처럼 여기는 일부 선수들의 행태, 경쟁이 미약한 종목에서 손쉽게 따낸 성과에까지 특혜를 주는 데 대해 국민적 정서가 싸늘해지자 여야를 막론하고 병역특례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출산 시대 병역자원 확보가 화두인 국방부도 6일 “예술·체육 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감축·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가세했다.

예체능 분야에서 국위를 선양한 사람에게 병역 특례를 주는 예술·체육 요원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체육 분야는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에게 병역 특례를 준다. 예술 분야에서는 주요 국제 음악·무용 콩쿠르 1위 입상자 등이 대상이다. 문제는 반세기가 지난 이 제도가 지금의 현실과 얼마나 맞느냐다. 제도 시행 당시는 이른바 국위 선양을 위한 동기 부여가 절실할 때였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력이 세계 10위권으로 올라섰고 세계 정상급 예술·체육인이 즐비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병역 특례 체육 요원으로 편입된 80명 가운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 병역특례를 받은 선수는 65명(81.3%)이었다. 올림픽 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은 선수는 15명이었다. 올림픽과 비교해 경쟁 난도가 낮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특히 야구처럼 출전국이 제한적인 종목에까지 혜택을 주는 것은 과하다. 예술·체육에만 병역특례를 주는 게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대중음악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은 모두 현역병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쳤다.

그럼에도 병역특례 폐지·축소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비인기 종목의 존립이 달려있고, 스포츠의 감격이 선사하는 국민적 위로의 기능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박찬호, 추신수, 손흥민, 이강인 등이 세계 최정상 무대를 누비며 우리 국민에게 큰 기쁨과 영감을 준 배경에는 병역특례가 있었다. 특례를 전면 폐지하기보다 국민 정서와 한국 사회의 미래를 감안해 합리적 대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주요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활약한 선수에게만 특례를 주는 ‘마일리지 제도’, 30대 후반까지 활동한 뒤 군 복무를 하는 제도 등 종목 특성에 맞게 다양한 모델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국회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이번 만큼은 정치권이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도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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