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속기 핵심 부품용 특수강 개발
열처리 변형 줄이고 반복 작동 견디는 피로수명 확보
올해 2월 에스피지 공급…현재 양산 단계 진입
향후 휴머노이드용 특수강으로 제품군 확대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세아베스틸이 그동안 일본 등 해외 업체 의존도가 높았던 로봇 감속기용 특수강 소재를 국내 기술로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다. 산업용 로봇에서 시작해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에 쓰이는 특수강까지 제품군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세아베스틸은 로봇 구동의 핵심 부품인 감속기에 들어가는 특수강 소재를 개발해 상용화했다고 6일 밝혔다.
감속기는 모터의 빠른 회전을 필요한 속도와 힘으로 바꿔주는 장치다. 사람으로 치면 관절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로봇 팔이나 다리가 정해진 위치로 정확하게 움직이려면 감속기 내부 기어 사이의 틈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개발한 특수강은 감속기 내부에서 모터의 힘을 전달하는 ‘플렉스 스플라인’이라는 핵심 부품에 사용된다. 반복해서 휘어지고 움직이는 부품인 만큼 가공 정밀도와 내구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세아베스틸은 특히 열처리 과정에서 금속이 미세하게 뒤틀리는 문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체 합금 설계를 통해 온도 변화나 충격을 받아도 소재의 형태가 최대한 유지되도록 해 정밀 가공에 필요한 치수 정확도를 높였다.
로봇이 수없이 같은 동작을 반복해도 소재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내구성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진공 상태에서 철강 속 미세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련 공정을 적용했다. 불순물이 적을수록 반복적인 힘을 받을 때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어 감속기 부품의 수명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 세아베스틸은 이를 통해 고청정 특수강을 구현했다.
개발 단계도 이미 넘어섰다. 세아베스틸은 올해 2월 국내 정밀 감속기 업체 에스피지에 산업용 로봇 감속기용 소재를 처음 공급했으며 현재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
이번 소재 개발이 로봇 핵심 부품의 공급망을 국내로 가져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로봇 감속기용 특수강 소재 시장은 일본 등 소수 해외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세아베스틸은 산업용 로봇을 넘어 휴머노이드 시장까지 겨냥한다. 이번 플렉스 스플라인용 특수강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과 구동부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특수강 강종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일본 등 소수 해외 기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로봇 감속기 특수강 소재 시장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양산까지 성공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라며 “국내 로봇 생태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의 자립이 무엇보다 필수적인 만큼, 앞으로도 고품질 특수강 소재 국산화를 적극 선도해 국내 로봇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밑거름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세아베스틸지주는 로봇 외에도 우주·항공용 특수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건설 중인 특수합금 생산법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SST)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상업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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