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신지애(38)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제59회 일본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투어 통산 30승과 함께 사상 첫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에 일본 주요 일간지와 골프 전문매체들은 일제히 1면과 온라인 톱뉴스로 우승 소식을 전하며 “일본 여자골프 역사상 전례 없는 대기록이자 위대한 이정표”라고 집중 조명했다.
일본 언론들은 4일 효고현 다카라즈카 골프클럽 올드코스(파70)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의 극적인 승부에 주목했다. 선두에 2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신지애는 최종일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1언더파로 AIG위민스오픈 챔피언인 구와키 시호(23)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돌입했다.
승부는 18번 홀(파4)에서 이어진 세 번째 연장전에서 갈렸다. 신지애는 핀 오른쪽 약 4.5m 거리의 버디 찬스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골프다이제스트 온라인(GDO)’은 경기 직후 “신지애, 사상 첫 국내 메이저 4관 달성에 눈물..격투 끝에 구와키를 따돌리다”라는 제하의 속보를 통해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완벽한 샷 감각과 노련미가 빛났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신지애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지금껏 우승하고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정말 기쁘다. 아직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감격해하는 모습을 상세히 보도했다.
닛칸스포츠와 스포츠호치 등 주요 스포츠 신문들은 이번 우승의 제도적·역사적 무게감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신지애는 이번 우승으로 JLPGA 투어 통산 30승을 채워 영구 시드 요건을 완벽히 충족했다. 이는 2004년 후도 유리 이후 22년 만에 탄생한 투어 역대 7번째 영구 시드다.
현지 매체들은 신지애가 2008년 요코하마타이어 PRGR 레이디스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2014년 일본 투어로 주 무대를 옮긴 뒤 10여 년간 꾸준히 정상을 지켜온 점에 경의를 표했다. 산케이스포츠는 “한국과 미국 투어를 거쳐 세계 1위에 올랐던 선수가 일본 투어에 헌신하며 마침내 도달한 최고의 영예”라며 “일본 국내 선수들에게도 넘기 힘든 30승의 벽을 철저한 자기관리로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신지애는 이번 우승으로 투어 사상 최초로 JLPGA 투어 공식 4대 메이저 대회(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JLPGA 선수권, 일본여자오픈, 투어 챔피언십 리코컵)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이는 일본 여자골프 반세기가 넘는 역사상 히구치 히사코, 오카모토 아야코, 후도 유리 등 자국의 전설적 골퍼들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이다.
일본 언론이 대기록 못지않게 비중 있게 다룬 대목은 신지애의 경기 태도와 스포츠맨십이었다. 스포츠나비는 신지애가 연장전을 앞두고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오니기리(주먹밥)를 챙겨 먹으며 고도의 평정심을 유지한 일화를 전하는 한편, 우승 확정 직후 맞대결을 펼친 15세 연하의 신예 구와키 시호를 안아주며 위로한 장면을 집중 조명했다.
신지애는 인터뷰를 통해 “구와키 선수가 훌륭한 플레이를 펼쳐주었기에 나 역시 마지막까지 집중할 수 있었다. 함께 플레이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상대 선수와 코스, 갤러리에게 공을 돌렸다. 현지 언론들은 이를 두고 “단순한 승자가 아니라 진정한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준 순간”이라며 세대를 뛰어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골프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는 신지애의 면모가 일본 골프계에 큰 울림과 교훈을 주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도 ‘전 세계를 무대로 써 내려간 살아있는 전설의 금자탑’이자 ‘골프 명예의 전당 가치를 재확인한 쾌거’로 집중 조명했다.
골프위크와 골프다이제스트 등은 전 세계랭킹 1위이자 메이저 2승(2008·2012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을 거둔 신지애가 미국 무대를 떠나 아시아로 복귀한 이후에도 기량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해 마침내 일본 투어 30승과 전인미답의 메이저 4개 대회 석권을 이뤄낸 과정에 경의를 표했다.
미국 언론들은 신지애가 KLPGA, LPGA, JLPGA, 레이디스 유러피언 투어(LET), 호주 투어 등을 통틀어 쌓아 올린 통산 우승 이력을 다시 상기시키며, 특정 지역 투어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여자골프 역대 최고 수준의 승률을 기록한 독보적 커리어라고 높게 평가했다.
또한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20대 신예들과의 연장 승부에서 흔들리지 않은 클러치 능력과 강철 같은 집중력을 강조하며 그녀가 여전히 세계 골프계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쇼트게임과 승부사 기질을 지닌 골퍼임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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