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연간 3명 이상 사망 시 영업익 5% 이내 과징금
작업중지 ‘급박한 위험’서 ‘우려’까지 확대
경영계 “처벌보다 안전관리 역량 높여야”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산업재해로 연간 3명 이상이 숨진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과징금 규모가 과도한 데다 작업중지 요건까지 넓어지면서 기업 부담과 현장 분쟁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총은 1일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내고 “이번 개정안은 연간 3명 이상 사망자 발생 시 영업이익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기업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하고 비현실적 기준”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은 사업주가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1년 동안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숨진 경우 영업이익의 5%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30억원 이내에서 부과한다.
경영계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도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천문학적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기업의 존폐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기존 처벌제도와 중복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경총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 처벌을 강화하는 입법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과징금이라는 추가 경제 제재를 도입하면 기업에 대한 제재가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경총은 “또다시 강력한 경제벌 형태인 과징금 제도를 신설해 중복 적용하는 것은 지나친 사업주 제재이며 산재예방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작업중지권 확대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개정안은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뿐 아니라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에도 작업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노동자와 근로자대표 등이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경총은 “판단 기준이 불명확하여 작업중지 여부 및 범위에 대한 노사 간 이견과 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 확보를 위한 작업중지는 필요하나, 명확한 기준이 부재할수록 이해관계자의 주관적이고 자의적 판단이 개입되어 현장 혼란 심화와 제도 악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경총은 향후 시행령과 적용 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부담과 현장 혼란을 줄일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경총은 “사업주 제재 및 처벌 강화에만 치우친 입법 추진을 지양하고 실질적인 안전관리 역량 제고를 지원하는 합리적 입법 논의가 추진되기를 요구한다”며 “정부 역시 금번 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하위법령 및 적용 지침 마련에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