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영화 ‘암살자(들)’에 대해 자신이 내린 평가와 관련, “철회하거나 그 평가 자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 평론가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어제 오후,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제작진으로부터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어 9월25일 업로드한 리뷰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후 해당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다”고 했다.
이 평론가는 “이번 영상에서 저는 ‘암살자(들)’의 완성도, 장점과 단점에 대해 다양한 점을 함께 지적하며 견해를 피력했다”며 “다만 그 가운데 제가 말한 ‘그냥 음모론 정도로 치부할 수가 없다’는 한 대목이 따로 인용돼, 제가 어떤 취지로 그 말을 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가 그 말을 한 것은 1974년 8월15일 국립극장에서 발사된 총탄들의 행방과 소재를 둘러싼 의문을 비롯, 당시 공식 발표만으로는 선뜻 해소되지 않는 지점들을 이 영화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였다”며 “영화가 제기하는 모든 가설이 사실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더욱이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였다는 주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같은 영화를 보고도 특정 장면이나 설정에서 다른 함의를 읽어내는 관객이 있을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하지만 그와 같은 말도 안 되는 끔찍한 주장은 이 영화에 대사로든 장면 묘사로든 담겨 있지 않다고 저는 본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며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의 암살 배후’라는 해석을 떠올리기가 어렵다는 게 제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니 유족분들이 살아계시는데 어떻게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의 암살 배후’라는 음모론을 제기할 수 있느냐는 질타는, 존재하지도 않는 주장을 가정한 후 공격하는 것이기에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 평론가는 “‘암살자(들)’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극영화이며, 관객 역시 그것이 극화된 이야기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영화를 보기에 다큐멘터리와 동일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며 “물론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극영화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얼마든 논의할 수 있기에 ‘암살자(들)’ 역시 그런 관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고, 그런 토론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 영화에 대한 논쟁이라면 가능하면 영화 전체를 본 뒤 이뤄졌으면 한다”며 “제 리뷰에 대한 비판 역시 전반적으로 제가 어떤 맥락으로 이야기했는지를 바탕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또 “저는 지난 30년간 영화를 평하며 작품에 따라 서로 정반대 입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번갈아 비판을 받아왔다”며 “이 영화에 대해 이번 영상을 통해 밝힌 제 견해는 현재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의 제 견해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15일 재일교포 2세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총을 발사해 육영수 여사가 사망한 실제 사건을 소재로 했다.
영화가 사건 배후를 명확히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극 중 일부 인물들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 또는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계획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는 장면이 담겨 국민의힘 등에서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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