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삼성 AI 포럼 2026’ 개최

크리스 하우저 로보틱스 랩장 발표

삼성전자 제조 현장부터 투입…공장 자동화 활용

성공률·비용 등 상용화 장벽 ‘여전’

가정용·서비스 로봇 개발이 궁극적 목표

고객이 직접 학습시키는 로봇 AI 개발 집중

스마트폰처럼 휴머노이드 로봇 업그레이드 시대 온다

크리스 하우저 삼성전자 RX(로보틱스경험)사업추진실 로보틱스 랩장은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로봇의 대규모 확산을 위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의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Youtube 캡쳐]
크리스 하우저 삼성전자 RX(로보틱스경험)사업추진실 로보틱스 랩장은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로봇의 대규모 확산을 위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의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Youtube 캡쳐]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로봇 AI(인공지능)의 성능이 개선돼 사용자가 직접 로봇을 자신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수백만대의 로봇을 판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크리스 하우저 삼성전자 RX(로보틱스경험)사업추진실 로보틱스 랩장은 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로봇의 대규모 확산을 위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의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하우저 랩장은 고객이 직접 필요한 작업을 가르칠 수 있는 로봇 AI를 장기 연구 방향으로 제시했다. 제조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먼저 검증하고 이렇게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가정용·서비스 로봇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발표는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 육성을 위해 지난 7월 RX사업추진실을 신설한 뒤 연구 방향성과 미래 과제를 하우저 랩장이 직접 소개하는 자리였다.

미국 일리노이대(컴퓨터공학) 교수인 그는 먼저 RX사업추진실 설립 배경에 대해 “휴머노이드와 로봇의 산업적 활용에 대한 삼성전자의 관심을 더욱 깊이 탐구하기 위해 새로 설립된 사업 조직”이라며 “먼저 제조 현장에서 산업용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연구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여러 공장 라인을 가동하고 있어 산업용 로봇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우저 랩장은 “100개 넘는 공장과 100개 넘는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물류, 설비 모니터링과 검사, 품질 보증, 포장 등 로봇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 작업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RX사업추진실의 궁극적인 목표는 집에서 쓰이는 가정용·서비스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장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소비자용 로봇으로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하우저 랩장은 “삼성전자는 매우 큰 가전제품 기업인 만큼 집에서 사용할 로봇을 판매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를 통해 첨단 로봇에 대한 초기 투자가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많은 엔지니어가 로봇공학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있음에도 상용화 장벽은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에서 개최된 휴머노이드 로봇 올림픽에서 로봇이 달리고 축구하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적용하기 위해선 이수준을 뛰어넘어야 한다.

하우저 랩장은 “성공과 실패는 밀리미터 단위에서 갈린다”며 “로봇이 물병 뚜껑을 여는 것조차 여전히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로봇에 기대하는 눈높이도 높다. 그는 “공장주에게 로봇 작업 성공률이 80%라고 말하면 비웃을 것”이라며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하려면 성공률이 99.99%는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을 처리하는 속도도 사람만큼 빨라야 한다.

비용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 박사급 엔지니어와 데이터 수집 인력, 고가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투입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환경을 고려하면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도 저렴한 편이란 게 하우저 랩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나라에 따라 연봉 4000(약 600만원)~4만달러(약 6000만원)인 인간과 경쟁하기엔 휴머노이드 로봇은 여전히 비싸다.

RX사업추진실의 연구 과제도 이와 맞닿아 있다. 하드웨어와 AI 비용을 모두 낮추는 것이다. 특히 RX사업추진실은 고객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로봇 AI를 개발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성을 빠르게 끌어올리려 한다.

하우저 랩장은 “기존 로봇 AI 스타트업은 특정 작업에 맞춰 AI를 개발하는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다”며 “이런 방식이면 1년에 몇 가지 작업밖에 처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로봇이 사람이 손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손동작을 바로 학습하는 식으로 개인화된다면 보급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는 스마트 글래스나 스마트폰 영상을 보고 로봇이 학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같은 맥락에서 처음부터 폭넓은 작업을 수행하기보다 특정 작업 범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하는 접근법을 제시했다.

하우저 랩장은 “범용성에 앞서 품질을 해결해야 한다”며 “실제 환경에 로봇을 투입하면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 하듯 첫 해 빨래를 갰다면 다음 해에는 설거지하고 3년째에는 반려동물을 돌보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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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g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