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 HEV 울산→앨라배마 생산 전환

신형 엔진·하이브리드·EREV 현지 생산

싼타페 EREV 2027년 상반기 美 출시

관세 부담 낮추고 현지화 속도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HMG 테크 탤런트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HMG 테크 탤런트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 생산시설에 약 5억달러(68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현재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투싼 하이브리드의 생산을 현지로 옮기는 동시에 싼타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까지 앨라배마에서 생산한다. 미국의 관세 부담을 낮추고 빠르게 커지는 현지 하이브리드 수요에 대응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26 오토모티브뉴스 콩그레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는 앨라배마공장에서 신형 엔진과 하이브리드 부품, EREV 파워트레인 등을 생산하고 완성차 생산 범위도 확대한다. 무뇨스 사장은 “앨라배마공장에서 투싼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며, 그 후에는 산타페도 가져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는 투싼 하이브리드의 생산지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투싼 하이브리드는 전량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은 투싼 내연기관 모델을 생산하고 있지만 앞으로 하이브리드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게 된다.

투싼은 현대차의 미국 판매를 이끄는 핵심 차종이다. 올해 1~8월 미국 판매량은 15만85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 주력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미국에서 생산하면 현지 공급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관세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앨라배마 투자의 또 다른 축은 EREV다. 현대차는 북미 생산 차량에 적용할 EREV 구동계의 개발·생산 기반을 현지에 구축하고 싼타페 EREV도 앨라배마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EREV는 전기모터가 차량을 구동하고 내연기관은 주로 발전기 역할을 맡아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순수 전기차보다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면서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해 충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싼타페 EREV는 내년 상반기 미국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현대차는 총 주행가능거리 목표를 600마일(약 966㎞) 이상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가 미국 생산 체계를 하이브리드와 EREV까지 넓히는 배경에는 현지 자동차 수요 변화가 있다. 순수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는 사이 하이브리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지난 8월 현대차의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33% 증가했다. 하이브리드가 현대차 전체 미국 판매에서 차지한 비중도 29%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미국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양사는 지난 7월과 8월 두 달 연속 포드를 제치고 미국 신차 시장 월간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특히 8월 점유율은 12.9%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번 앨라배마 투자는 현대차그룹이 앞서 발표한 2028년까지 260억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연간 50만대 추가하고 현지 부품 조달 비중도 8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현지화 전략에 대해 “정권이 바뀐다고 정책을 바꾸지는 않는다. 투자에는 훨씬 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미국 내 협력업체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현지 시장을 위한 제품 개발 및 개선에 집중할 수 있는 미국 엔지니어링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차종 자체도 미국 시장에 맞춰 넓혀가고 있다. 2030년 이전 출시를 목표로 바디 온 프레임 구조의 픽업트럭과 SUV를 개발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이와 관련해 “품질 면에서 눈에 띄게 발전했고, 이제 다음 도전을 위한 준비가 됐다”면서 “(경쟁 업체들과) 경쟁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