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당정협의에서 담합을 5년 내 2회 이상 한 기업에는 정부가 등록취소나 영업정지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투스트라이크(2S) 아웃’ 제도를 입법하기로 했다. 지난 4월 과징금 부과 하한선을 최대 20배 높이는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한 데 이은 조치다. 제재 대상 업종은 안전·에너지·운송·환경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17개 분야다. 특히 소방시설업과 전기공사업, 설계·감리업, 측량업 등 4개 업종에는 영업정지뿐 아니라 등록취소까지 가능한 제재가 도입된다. 최근 민생 분야에서 고질적인 담합이 이어지자 과징금 중심의 제재만으로는 담합 관행을 뿌리뽑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시장 퇴출까지 불사하겠다는 초강수를 꺼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담합과 가격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라며 ‘담합과의 전쟁’을 독려하자 공정위가 전방위로 나선 모양새다.
담합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훼손하고 소비자를 비롯한 다른 경제 주체를 착취해 부당이익을 꾀하는 중대한 불공정 행위여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문제는 극약처방은 반드시 치명적 부작용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석유정제·판매업처럼 공급자가 제한적이고 신규 진입의 문턱이 높은 산업에 영업정지가 내려지면 사업자 공급 물량이 줄어 수급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 공급 감소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담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바로잡으려던 제도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게 되는 것이다.
가격재결정 명령권을 법에 명시하겠다는 것도 우려스럽다. 담합 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명령할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가격에 대한 행정 개입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어 극히 신중해야 한다. 최근 법원이 인쇄용지와 밀가루 담합 등의 가격재결정 명령에 잇따라 제동을 건 이유를 살펴야 한다.
과도한 처분은 불복 소송의 만연을 불러 기업은 물론 정부의 법률비용 증가를 초래한다. 올해 들어 7월까지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만 1조3527억원으로 지난해(3401억원)의 4배다. 하지만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이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해 징수유예를 받은 금액도 올해 들어 7월까지 453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징수유예액(1876억원)의 2.4배를 웃돈다.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공정위가 기업에 돌려준 과징금도 이미 전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공정위 퇴직자 86명이 김앤장 등 10대 로펌에서 받는 월평균 보수가 3400만원에 이른다는 통계는 불복 소송 만연의 씁쓸한 단면이다.
공정위는 독점의 폐해를 막아 국민경제를 지킬 의무와 함께 자유경쟁 주창자라는 사명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손쉬운 규제와 억제책보다 창의적 경쟁 유인책으로 반독점과 시장경제 활성화를 이뤄 국민경제를 윤택하게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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