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됐던 20대 북한군 두 명의 한국 송환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추석 연휴를 마친 정가에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정부가 주적인 북한의 눈치를 보며 사건의 진상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공세에 나섰다. 반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국가 안보와 인권, 외교 문제가 걸린 예민한 사안을 두고 야당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며 맞서고 있다.

북한군 포로 송환은 복잡한 외교적 셈법과 안보 변수가 얽힌 난제 속에서 우리 정부가 물밑 협상 끝에 이끌어낸 성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북한군 포로 두 명이 한국 땅을 밟은 사실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통해 먼저 알려지면서, 야권에서는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북한군 병사의 한국행을 왜 우리 정부가 직접 발표하지 않았느냐”, “북한을 의식한 것이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자 청와대는 27일 우크라이나를 향해 “양국 간 우호관계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등 이례적으로 강경 대응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국송환 시 다수의 자국 포로와 교환할 기회를 포기했다는 국내 비난 여론이 나올 수 있는 등 매우 민감한 사안이니 한국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자’며 보안을 먼저 요구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우리 측 역시 포로 당사자와 가족들의 안전 문제와 외교 안보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비공개에 합의하고 송환 절차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발생한 DMZ 지뢰폭발로 장병 3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를 두고도 여야는 판이한 시각이다. 야권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땐 이틀만에 조사를 했는데, 지금은 엿새 뒤에 현장 조사가 이뤄진 점이 석연찮다고 보고 있다. 사고 발생 뒤 비까지 내려 북한 소행 여부를 가릴 현장 증거가 유실됐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반면 군 당국은 이번 사고는 목함지뢰 사건처럼 우리 군이 경계 작전을 위해 평소 이용하던 기동로상에서 일어난 게 아니라, 우거진 잡목과 수풀을 제거하며 신규 수색로를 개척하던 야지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차 사고 가능성이 높은 위험 지역이어서 충분한 안전 확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북한군 포로 송환은 북한과 러시아의 반발을 무릅쓰고 국제법상 인권을 우선시한 정부의 결단이다. 송환 사실이 즉각 공개될 경우 한반도 정세나 북한에 남겨진 포로 가족의 신변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시적 비공개는 이해할 만하다. 지뢰폭발 사건도 북한 소행이라는 섣부른 예단 보다 군과 유엔사의 합동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북미대화 포석 등 실체적 진실에 앞선 음모론 증폭과 정쟁화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진 저열한 선동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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