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이 인류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았다며 인류 종말을 경고해온 세계 석학에 대고 “그런 예측은 좀 그만하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황 CEO는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에즈라 클라인 쇼’ 인터뷰 중 ‘AI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교수가 AI로 인한 사회 붕괴 확률은 10% 정도로 본다고 한 발언을 놓고 “그런 말은 무책임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의 예측들은 그동안 모두 들어맞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황 CEO는 “10% 확률은 과학에 기반한 게 아니다”라며 “단지 과학자가 말했다고 해 과학이 되는 게 아니다. 그런 예측은 해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종을 울린다고 해 그게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우리는 좀 더 현명해지고, 성숙해지고, 객관적 증거와 과학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힌턴 교수는 최근 공개석상에서 AI가 인류를 소멸(종말)시킬 확률은 10~20%로 본다고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다.
AI 붐의 기초가 된 인공 신경망과 딥 러닝 분야에서 연구 업적을 낸 힌턴 교수는 2024년에 노벨 물리학상도 받았다. 그는 최근 미 연방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의회가 1년 내 AI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하면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고도 했다.
“2030년이 세계 종말? 확률 0%”
황 CEO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도 “2030년이 세계 종말이 되지는 않을 것이며, 그때 세상이 끝날 확률은 0%”라며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것은 불필요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며 당시 연합뉴스는 전한 바 있다.
힌턴 교수 말고도 앤트로픽 연구원 출신 제이콥 콕슨은 AI의 위험성을 이유로 퇴사하며 최근 엑스(X)에 “테크 기업들이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 자가발전형 AI 모델을 앞다퉈 개발하며 우리는 목숨을 담보로 도박을 하고 있다”며 “기술자들은 10년 내 AI 기술이 인류를 모두 죽일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AI 시스템에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황 CEO는 이런 우려에 대해 “과학에 기반하지 않았다”며 AI 업계가 제품을 책임감 있게 개발하도록 보장하는 게 엔비디아의 이익에도 직결이 된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AI 속도조절론’을 놓고 “행간을 읽어보라”며 “그들은 실제로 규제를 더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기존 법률에 따른 책임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고 나는 이게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 CEO는 14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우리는 되도록 빠른 속도를 내겠지만, 준비되지 않았거나 안전하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행사 무대에 있던 황 CEO에게 전화를 걸어 AI 속도조절론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거나 중국의 계략이라고 비판하며 “사기”라고 했고, 황 CEO도 이에 동의했다.
yu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