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에 대한 국민 호감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5년 기업호감지수’ 조사 결과 기업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56.3점으로, 해당 조사를 처음 실시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았다. 호감 기준선인 50점도 3년 연속 상회했다. 기업호감지수는 국가 경제 기여, 생산성, 국제경쟁력, 윤리경영, 지역 사회공헌 등 7대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합산해 산정한다. 최근 3년 새 경제성장률이 1~2%대로 저조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후 높아진 무역 장벽 등 앞으로도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한국 경제에 기댈 곳은 기업 뿐이라는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기업에 호감이 가는 이유로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이 ‘국가 경제에 기여’(40.8%)를 꼽은 데서 잘 드러난다.

국민들이 기업에 바라는 우선 과제로 경제적 분야에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39.7%)이, 사회적 분야는 ‘근로자 복지 향상과 안전한 근로환경’(31.7%)이 꼽혔다. 기업이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에 대해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수적이다’(74.0%)는 응답은 ‘기업 본연의 경제적 역할이 우선이다’(26.0%)는 응답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기업이 경제적 역할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를 바라는 국민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규제 개혁으로 신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기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기업도 SPC삼립 사례처럼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반복되는 근로 환경을 자발적으로 개선해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강성 입법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미증유의 국난을 이겨 온 데는 수출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열어 온 기업들의 역할이 컸다. 도전과 혁신의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에 사면초가의 위기에서도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번 미국발 관세 포화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도 기업인이었고, 미국 현지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한미 관세협상의 지형을 우호적으로 만든 것도 기업이었다. 조선, 방산, 원전 관련 기업들은 미국의 취약 산업을 지원할 수 있어 상호관세 인하를 유도할 지렛대로 기대된다.

기업은 당면한 경제난 극복의 주역이 돼 달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야 한다. 곧 들어설 차기 정부는 관세 전쟁에 뛰어든 우리 기업들이 통상 파고를 이겨낼 수 있도록 법과 제도, 사회 환경을 기업 친화적으로 재정비해 나가야 한다. 규제 혁신, 노동 개혁, 세제 개선 같은 국정 과제들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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