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숙 이마트24 브랜드마케팅팀 부장이 ‘24블랙’ 팝업스토어 오픈과 함께 출시한 ‘딜리셔스 블랙’ 9종을 소개하고 있다.[이마트24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갤러리와 카페 등이 즐비한 서울 삼청동 거리에 최근 번쩍이는 황금빛이 돋보이는 특이한 매장이 생겼다. 바로 편의점 이마트24 삼청동점이 외관부터 완전히 변신한 팝업스토어 ‘24BLACK(블랙)’이다. 뭘하는 곳인지 궁금해하던 고객들은 ‘편의점인지 몰랐다’, ‘명품관 같다’며 깜짝 놀란다.

인기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팝업스토어가 편의점업계에서도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이마트24는 게임, 명품플랫폼과 손잡고 이색 팝업스토어 24블랙을 이달 말까지 선보인다. 한윤숙 이마트24 브랜드마케팅팀 부장은 9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고객들에게 기존에 느낄 수 없었던 완전히 차별화된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3사가 ‘프리미엄’과 ‘블랙’이라는 공통 분모로 뜻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이마트24가 게임 검은사막 및 명품플랫폼 머스트잇과 협업해 만든 팝업스토어 ’24BLACK’ 외부 모습.[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타깃층이 비슷한 게임업체와 협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블랙 마케팅을 이어오던 ‘검은사막’과 먼저 손을 잡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려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과도 손잡았다. 이번 팝업스토어와 함께 ‘딜리셔스 블랙 상품’ 9종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한 기간만 해도 약 10개월이다.

24블랙의 1층 매장은 일반 편의점 같지만, 2층에 들어서면 상품부터 완전히 다르고 명품매장처럼 흰 장갑을 낀 직원들이 안내한다. 전시공간에는 수백만원대 명품가방과 게임피규어, 삼각김밥이 함께 있고, 상품진열대는 컬래버레이션한 블랙 상품은 물론 음료도 콜라, 커피 등 검정색 패키지 상품이 가득하다. 한 부장은 “상품 포스터 또한 패션화보 콘셉트로 만들고, 양사의 담당자들이 상품 카피도 수없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가령 블랙디저트 흑임자크림치즈찰떡에는 ‘블랙스톤 가루 아님 흑임자로 만들었음’ 라고 써있다.

무엇보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요즘 MZ(밀레니얼+Z)세대에 인기인 성수동 등이 아닌 삼청동을 선택한 점이 특이하다. 삼청동점은 원래 상권 특성에 맞춰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콘셉트로 운영되던 매장이었던 터라 기획단계에서 내부의 걱정과 우려도 있었다.

한 부장은 “기존에 없던 완전 새로운 모습의 매장으로 만들어, 이곳을 방문한 고객들의 머릿속에 각인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설득했다”며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느낌의 삼청동 거리에서 블랙과 프리미엄 콘셉트의 매장이 오히려 더 눈에 띄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마트24 팝업스토어 ’24BLACK’ 내부 모습. 삼각김밥 모형과 명품이 함께 전시돼 있다. 오연주 기자.

이마트24 팝업스토어 ’24BLACK’ 내부 모습. 패션화보 콘셉트로 만든 ‘딜리셔스 블랙’ 상품 포스터가 돋보인다. 오연주 기자.

실제로 게임유저뿐만 아니라 팝업스토어의 존재를 모른채 우연히 방문한 일반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삼청동점은 팝업 매장 오픈 후 첫 주말이었던 4일부터 6일까지는 하루 최대 방문자가 1500명을 기록했으며, 전월 대비 매출은 49.5%, 객수는 43.3% 증가했다.

이마트24는 앞서 스크린골프박스 판매, 미국주식도시락, 코오롱스포츠와의 협업 등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온만큼 이번 협업 프로젝트와 같은 사례도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한 부장은 “우리의 주 타깃인 MZ세대가 관심을 가지고 먹고, 찍고, 즐기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협업 역시 MZ세대의 관심사에 주목해 진행해 나가며 업종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