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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기 신도시 5곳 본궤도…제2 판교·위례 어디?
남양주 왕숙 등 4곳 1~2년 앞당겨 내년말부터 분양
용산 미니신도시·재개발 규제완화 등 공급불안 해소 나서
사전청약제 부활…하남 교산·과천 등 ‘준강남급’ 큰 관심
수도권 아파트 당첨자 앞으론 최대 5년 의무 거주해야

[헤럴드경제=문호진 기자]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전반부는 투기와의 전쟁으로 요약될 수 있다. 20여 차례의 대책은 대출과 세제, 청약제도를 중심으로 ‘가수요’를 옥죄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2020년부터 시작되는 현 정부의 후반부는 실수요자 중심의 공급 기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약 44만㎡)에 8000가구의 미니 신도시를 건설하고 재개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계획을 발표한 ‘5·6 부동산대책’은 공급 불안 심리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특히 3기 신도시 분양 물량 가운데 9000가구를 1~2년 앞당겨 내년에 공급하는 사전 청약제도를 시행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도시철도 연장 등 광역교통대책으로 서울 도심까지 30분대에 진입이 가능한 메갈로폴리스(서울 생활권 광역도시) 청사진을 발표하는 등 신도시를 띄우기 위한 흥행카드에도 적극적이다. 2기 신도시 가운데 청약열기 뜨거웠던 판교와 위례 처럼 서울 수요를 분산해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신도시로 조성한다는 게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계획이다.

정부의 수도권 주택정책이 실수요자를 타깃으로 하는 공급확대에 방점이 찍힌 만큼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무주택자들에겐 ‘기회의 장’이 넓어졌다. 다만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부터라도 관심지역 관련 동향과 청약 전략, 자금조달 계획을 마련하는 게 좋다.

8000가구 규모 미니 신도시로 개발되는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 [연합뉴스]

▶3기 신도시 본궤도… 남양주 왕숙 등 4곳 내년 말부터 24만가구 청약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수도권 공공택지 등에서 77만가구의 주택이 순차적으로 분양될 예정이다. 2024년까지 54만9000가구가 분양하고 나머지 22만1000가구는 2025년 이후 분양될 계획이다. 이 집계에는 정부가 ‘5·6 대책’(수도권 주택 공급 기반 강화 방안)’ 발표하며 공개한 서울 7만가구 추가 공급 계획은 포함되지 않아 이를 포함하면 84만가구다. 7만가구는 재개발 등 정비사업 활성화, 도심내 빈 공장 터 등 유휴공간 재활용 등으로 만들어낼 계획이다.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물량 77만가구 가운데 54만가구(70%)가 경기도에서 공급된다. 서울은 14만가구(18%), 인천은 9만가구(12%)가 분양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 공급되는 물량 중에는 남양주 왕숙(6만6000가구), 고양 창릉(3만8000가구), 하남 교산(3만2000가구), 부천 대장(2만가구), 과천지구 (7000가구) 등 3기 신도시 물량이 24만가구로 40%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광명 학온(4600가구), 안산 신길2지구(5600가구) 등을 포함한 물량이다.

인천에서는 영종, 검단 등 기존 공공택지를 비롯해 3기 신도시 계양지구(1만7000가구), 검암역세권(7000가구) 등이 새 아파트 공급에 나선다.

국토부는 올해 말부터 왕숙, 교산, 과천, 계양 등 4개 지구의 토지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천 대상지구는 지난 25일 지구지정 절차를 마쳤다. 3기 신도시 5곳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과천, 성남 등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가까워 ‘준강남’으로 불리는 지역의 분양 물량은 4만5000가구 정도다. 과천에서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주암지구와 3기 신도시 과천지구 등에서 약 1만9000가구가 공급된다. 성남에서는 복정, 낙생, 판교 제2테크노밸리 등에서 2만60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성남에서는 공공택지 외에 구도심 재개발도 최근 활발하게 진행 중이어서 주택 공급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서울 내 주요 업무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데 필요한 교통망 확충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공항철도 등 철도망을 연장하고 간선도로·급행버스노선(BRT)을 신설해 모든 3기 신도시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에 출퇴근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지난 23일 3기 신도시 중 첫째로 교통 대책이 공개된 교산 신도시의 경우, 송파~하남 간 도시철도 등 20개 사업에 2조원이 투입된다. 지하철 3·9호선 연결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다른 지구는 연말까지 교통대책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10년만에 부활하는 사전청약제…하남 교산·과천 등 ‘준강남급’ 에 통장 몰릴 듯

정부는 신도시의 흥행성을 높이기 위해 10년 만에 사전 청약제도를 부활하기로 했다. 토지 보상 및 택지 조성 작업이 끝난 사업장을 중심으로 실제 분양 시점보다 1~2년 앞서 청약 예약을 받는 제도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2010년 3차례에 걸쳐 보금자리주택(3만7564가구)의 사전예약을 했다

사전예약제 대상은 올해 말부터 토지 보상이 시작되는 왕숙, 교산, 과천, 계양 등 3기 신도시 4곳이 대상이다. 이들 중 과천은 사전 청약과 본 청약이 모두 내년 중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중 구체적인 대상 단지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3기 신도시 고양 창릉 지구 일대. [연합뉴스]

사전 청약에서는 단지의 위치와 개략적인 설계 및 분양가가 공개된다. 공공택지 내 모든 분양 주택은 분양가 상한제 대상인 만큼,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많이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 청약에 당첨된 후 본 청약 때까지 청약 1순위 자격을 유지해야 당첨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사전 청약은 대부분 공공주택이기 때문에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등을 따진 청약 가점(加點)이 높을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아지는 민간 분양 아파트와 심사 기준이 다르다. 공공주택은 청약저축 납입 총액이나 납입 건수를 기준으로 일반공급 당첨자를 뽑는다.

공공주택은 특별공급 물량이 많기 때문에 신혼부부, 다자녀, 노부모 부양, 생애 최초 주택 구입 등 자격 요건이 된다면 특별공급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같은 요건을 갖췄다면 자산·소득이 낮을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전 청약에 당첨되면 다른 공공주택 사전 청약에는 도전할 수 없다. 하지만 일반 아파트 청약에 도전하는 것은 가능하다. 일반 아파트에 당첨돼 사전 청약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더라도 별다른 불이익은 없다.

▶용산 분양가 초미의 관심…최고가 입찰방식땐 3.3㎡당 5000만원 갈 수도

서울지역 공공택지 공급물량 가운데 주목할 곳은 강남구 수서역세권(2500가구), 서초구 성뒤마을(1000가구), 송파구 위례신도시(1000가구) 등 강남권 단지들이다.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강북에서는 8000가구의 미니 신도시로 건설되는 용산 정비창 부지가 단연 돋보인다. 정부는 용산 정비창을 신도시 등에 적용하는 택지개발방식이 아닌 도시개발방식으로 개발키로 했다. 도시개발방식은 도심에서 주거와 업무·상업 등의 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를 조성하는 데 유리하다.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57조에는 조성토지 등의 공급은 경쟁입찰 방법에 따르게 돼 있고 경쟁입찰의 경우에는 최고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하고 있다. 문제는 그래서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용산 정비창에 지어지는 8000가구의 절반은 공공주택이 아닌 민간주택으로 짓는다. 건설사들은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부지를 낙찰받아야 한다.

서울의 한 복판에 랜드마크 단지를 세우려는 주택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면 땅값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서울 상암지구 맞은 편의 고양 덕은지구 아파트가 고분양가 논란을 빚은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달초 분양한 덕은지구 ‘DMC리버포레자이’ 는 3.3㎡ 당 2630만원으로 지난 4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분양한 ‘호반써밋목동’의 2448만원보다 비쌌다. 당시입찰을 진행한 LH 관계자는 “시행사가 입지가 좋은 해당 블록을 낙찰 받으려고 가격을 높게 써낸 것이 고분양가로 이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용산 정비창 부지가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분양되면 주변 시세에 버금가는 3.3㎡ 당 5000만원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미계약분 세 가구 무순위 청약에 26만 명이 몰려 화제를 모은 서울 성수동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서울아크로포레스트는 2017년 8월 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가 4750만원이었다. 정부가 도시개발사업지구 고분양가에 제동을 걸기위해 택지 입찰방식을 최고가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환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에서는 이 밖에 2018년 말 ‘수도권 30만가구 공급 계획’에 포함됐던 송파 성동구치소(1300가구), 강남 동부도로사업소(2200가구), 사당역복합환승센터(1200가구) 등도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지하철 오금역(3·5호선)과 인접한 성동구치소 부지는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700여 가구를 비롯해 업무시설과 공공기여시설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또 600가구 규모의 공공분양 주택도 건립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수도권 모든 분양 아파트, 앞으론 최대 5년 의무 거주해야

지난 3월 분양한 서울 강서구 마곡9단지는 252가구 모집에 3만7000명이 대거 몰렸다.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분양임에도 전매제한 10년만 있을 뿐 실거주 의무가 없어 당첨만 되면 실제로 살지 않아도 막대한 시세차익(현재 기준 4억~5억원)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모든 수도권 공공분양주택에 최대 5년간 의무거주 요건이 적용돼 이같은 혜택을 누리기가 어려워진다. 분양가격이 인근 시세의 80% 미만이면 거주의무 5년, 80% 이상~100% 미만이면 거주의무 3년이 적용된다. 거주의무기간을 채우지 못한 경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주택사업자에게 해당 주택을 반드시 환매해야 한다.

정부는 이와 더불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대해서도 거주의무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현재 관련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국회와 협의를 거쳐 연내 도입하도록 할 계획이다.

해당지역 1순위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에는 1년만 거주하면 되었는데 올해 2월(입주자모집 공고)부터는 2년을 거주해야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m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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