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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강봉균, 발인 일정 아직…(종합)

  • 2017-02-01 02:26|김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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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법이슈=김은수 기자]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병으로 투병 중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향년 74세다.

취장암을 앓던 강 전 장관은 최근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돼 숨을 거뒀다.

그는 지난해 4·13 총선 당시에는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연말까지도 활동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유족으로는 부인 서혜원(71) 씨와 아들 문선(43)씨, 딸 보영(42)씨가 있다.

강 전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선봉장이다. 김대중(DJ) 정부 시절 '정책 브레인'으로 통한 정통 경제관료로 IMF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던 1999년 재경부 장관으로서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한 바 있다.

강 전 장관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1969년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97년 정보통신부, 1999년 재정경제부 장관을 거쳐 제16·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지난 4월 제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대표와 인상깊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강 전 장관은 당시 "기업과 가정경제를 살리는 게 경제민주화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정치민주화처럼 좋은 것이고,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선전만 하고 있다"고 "김종인의 경제민주화는 달콤한 선전"이라 비판했다. 이에 맞서 김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가 헌법의 가치로 돼 있는데 헌법의 가치를 포퓰리즘이라고 하면 거기에 대해 뭐라 답할 수가 없다. (당시 강 위원장은)헌법도 안 읽어 본 사람 같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투병 중이었을 지난해 11월 30일에도 발간회를 갖기도 한 그는 국내 경제에 깊은 조예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당시 그는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코리안 미러클4 :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 발간회에서 "(최근 정치·사회적 혼란은) 국가 거버넌스 시스템을 민주적으로 바꾸는 기회를 맞이했다. 쉽게 오지 않는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는 30년 전 대통령 직선제를 성취했다고 정치민주화를 다 이룬 것처럼 착각했지만 권력이 집중돼있고 책임과 권한이 균형을 이루는 체계와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고, 20년 전 외환위기 이후 경제 구조를 튼튼히 구축했다고 자부했지만 성장 잠재력이 약화했고 정치와 관계없이 돌아가는 시장경제 질서도 확립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강 전 장관은 1987년에도 사회적 혼란이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를 바꾸는 플러스 요인이 됐다면서 "당장 급한 것은 정치적 혼란으로 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경제활동이 큰 차질 없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더 길게 보면 우리나라 거버넌스 체제를 경제가 더 정치 중립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 체제로 만들어 옛날 잠재력을 발휘토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듯 정, 재계를 오가며 동분서주했던 강 전 장관은 진념 전 경제부총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함께 경제전문가들이 뽑는 '결단'의 경제리더들이기도 하다. 강 전 장관은 경제전문가들로부터 '시대를 앞서는 통찰력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중시했던 리더'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강 전 장관은 생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두 차례 만나 소프트웨어 벤처 기업가 100명을 키워달라고 부탁하고, 이를 성사시킨 바 있다.

issuepl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