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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위기론’ 우려에도…노조는 성과급 놓고 ‘일방적 목소리’ 또 높이나 [비즈360]
21일부터 사측과 전삼노 2년치 임금교섭 시작
교섭 결렬 시 또 다시 파업 예고…리스크 우려
초기업 노조도 “연봉구조 개선” 이재용에 서한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지난 7월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전반에 드리운 악재로 여느 때보다 경영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노동조합 관련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무기한 총파업에 나섰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과 오는 21일부터 본격적인 교섭을 앞둔 가운데 또 다른 단체인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이하 초기업 노조)도 인사 및 성과급 제도의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초기업 노조에는 삼성전자 DX부문 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노조 등 5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전삼노는 지속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초기업 노조도 이재용 회장과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에게 공문을 보내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사가 임금 인상과 복지제도 개선안을 두고 장기간 평행선을 달려온 만큼 이번 교섭 역시 단기간에 타결에 이르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삼노는 교섭이 결렬될 경우 또 다시 파업을 예고했다.

삼성 서초사옥. [헤럴드DB]

전삼노는 지난 17일 사측과 마주 앉고 본교섭을 재개했다. 지난 7월31일 이후 78일 만이다. 오는 21일 임금협약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노사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노사는 2주에 한 번씩 월요일에 임금 협상, 수요일에 단체협약 협상을 하기로 했다.

전삼노는 이번 교섭에서 ▷임금 인상 ▷노조 창립기념일 1일 지정 ▷성과급 제도 개선 ▷사기 진작 격려금 지급 등을 안건으로 제시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7월 2차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전 조합원 노조 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베이스 업(Base-UP) 3.5% 인상 ▷성과급(OPI·TAI) 제도 개선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된 모든 조합원 경제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특히 파업으로 손실을 본 조합원들에게 200만원 상당의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라고 주장했지만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안건에서 해당 내용은 제외됐다.

노사는 앞서 체결하지 못한 2023~2024년 임금·단체협약을 놓고 협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21일 본교섭에서 임금교섭안을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2년치에 대한 임금 협약을 놓고 이미 수차례 교섭을 실시했음에도 견해를 좁히지 못했던 만큼 이번 본교섭 또한 긴 싸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2025년 임금 협약도 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전삼노는 지난 17일 오후 유튜브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사측이 2025년 임금 교섭까지 병합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지난 7월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헤럴드DB]

이러한 상황에서 초기업 노조 역시 18일 이 회장과 정 부회장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인사제도 및 성과 보상제도의 대대적인 혁신 작업을 요구하고 나섰다.

초기업 노조는 “최소한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폐지, 역할에 맞는 적정한 승진체계를 통해 동기부여와 연봉 인상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행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에 대해 “더 이상 OPI를 진정한 성과급이라 부르기 어렵다. 기본급을 높일 뿐 아니라 OPI가 진정한 성과급 역할을 하도록 연봉구조를 개선하고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같은 새로운 보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PI(옛 PS)는 1년에 한 번 지급하는 성과급으로, 삼성전자의 성과급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사업부의 실적이 목표를 넘어서면 초과 이익의 20%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다. 다음해 1월 지급률을 확정해 최종 지급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연간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내면서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OPI 제도 도입 뒤 성과급 지급률이 0%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1분기 1조9100억원, 2분기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3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감소한 4~5조원대로 추정된다.

범용 D램마저 중국의 저가공세로 위협을 받고 있는 데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역시 여전히 엔비디아 공급이 지연되면서 고전하는 상황이다. 파운드리 사업 역시 3분기 조 단위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전망치를 낮춘 실적에도 미치지 못하자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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