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기본 2만원에 배달비까지 따로…허리 휘는 배달 음식”
1인분만 시켜도 2만원이 훌쩍 넘는 배달 음식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음식 기본 2만원에서 3000원~4000원 배달비까지 따로 내야 하니, 배달 음식 때문에 허리가 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이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고성장했다가 엔데믹(경제활동 재개)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더니, 결국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서비스(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0.6% 줄었다. 음식 서비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배달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2조7000억원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7조 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2021년에는 26조원을 넘겼다가 더 성장하지 못하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배달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배달앱들은 초호황을 누렸다. 배달의민족은 한해 4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올렸다.
배달 음식 시장이 역성장으로 돌아선 것은 외부 활동이 늘며 외식 수요가 늘어난 데다 무엇보다 배달비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배달 음식 최소 금액도 있다. 혼자 먹어도 2만원 가량 시켜야 배달이 가능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배달비 분석 현황에 따르면 2km 미만 거리에서 배달비는 쿠팡이츠(세이브배달)가 3900원, 배달의민족이 2500원, 배달의민족(한집배달) 3000원, 요기요(가게배달) 2500원, 요기요(한집배달) 3300원 등이다.
많은 고객들은 그동안 비싼 배달료에 질렸다는 반응이다.
배달 음식 이용을 줄었다는 응답자의 83.9%가 “배달비가 비싸서”라고 답했다. 최근 배달앱을 지웠다는 고객은 “배달음식 끊은 사람들이 주위에도 많다”고 전했다. 치솟은 배달비에 염증을 느낀 고객들은 포장이나 집밥으로 눈을 돌렸다.
배달 음식 수요가 줄어들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 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절대 강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무서운 기세로 2위 요기요를 따라잡는 양상이다.
배달의민족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60%대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각각 20% 수준이다. 쿠팡이츠는 하루 활성 이용자 수에서 처음으로 요기요를 앞서기도 했다.
와우회원 10% 할인을 내세워 충성 고객을 모으고 있는 쿠팡이츠에 최근 요기요는 4년 만에 ‘앱 전면 개편’으로 반격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