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일 이마트 매출 전년 동기 2.1배
참사 이후 침체된 연말 쇼핑 열기에 불지펴
계산대까지 1시간 걸리고, 인기 식품 ‘완판’
[헤럴드경제=오연주·이정아 기자] #1. 쓱세일 사흘째였던 20일 오전 11시께. 이마트의 본점 격인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는 매장 입구까지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입구에서 만난 30대 워킹맘 A씨는 삼겹살 구매 대기줄이라는 설명을 듣더니 “삼겹살 코너는 매장 맨 안쪽에 있는데 바깥까지 줄이 있다니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2. “LA갈비 다 떨어졌습니다. 삼겹살은 얼마 없고요, 목살만 남았어요.” 쓱세일 이틀째였던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마트 마포점, 정육코너 근처에 오자 상황을 알리는 점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마트 문을 연 지 40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돼지고기 코너 앞에는 100m에 이르는 긴 줄이 늘어섰다.
‘쓱세일’이 열리면서 이마트에 3일간 역대급 인파가 몰렸다. 신세계그룹이 SSG랜더스의 KBO리그 우승을 기념해 진행한 이번 행사는 고물가 시대에 알뜰족이 몰리면서 연일 ‘오픈런’을 방불케 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애도로 인해 신세계그룹도 ‘쓱데이’와 ‘빅스마일데이’ 행사를 전격 취소하는 등 유통가가 대규모 할인전을 자제하다가 재개된 행사로 연말 쇼핑 열기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18~20일 진행한 쓱세일 매출이 계획 대비 140%를 달성하며, 전년 동기(11월 3주차 금~일요일) 대비 2.1배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마트가 한 달치 물량인 230t을 준비해 40% 할인한 삼겹살·목살은 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준비한 이판란(30구X2판, 총 60구)은 9980원에 판매해 전량 완판되며, 계란 전체 분류 160.7%라는 매출 고신장을 견인했다.
쓱세일 오프라인 할인행사의 핵심인 이마트는 3일간 인기 카테고리 전품목 1+1과 최대 50% 할인 등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혜택을 선보였다. 이미 행사 이전부터 온라인상에서 전단지가 돌더니, 주말에도 이마트 할인품목 리스트가 공유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실감했다.
19일 오전 찾은 마포점에는 LA갈비는 일찌감치 동이 났고, 한 근씩 포장된 삼겹살도 단 스무 팩만 남아있었다. 오전 11시도 채 되지 않았지만 계산하는 데만 1시간이 족히 걸렸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명절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마트를 찾으면서 사실상 떠밀려 다니는 수준으로 이동해야 했다. 계산줄이 수십여 m에 이르면서 대기줄은 ‘ㅁ’ 자 모양으로 매장 가장자리 통로를 에워쌌다.
성수점에서 20일 만난 한 고객 역시 “긴 줄이 만들어지면서, 매장 내에서 자유롭게 다니기도 힘들다”며 “쓱세일 말고, 김장하려는 사람들까지 몰려서 지금까지 최고로 힘든 장보기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1+1 행사가 진행된 일부 품목은 행사 마지막날인 20일 매대가 이미 텅 빈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포점에서는 2+1 판매하는 라면 판매대에 10여명이 몰리면서 라면을 집어가려는 손들이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20일 오후 4시께 이마트 역삼점을 찾았던 50대 고객 B씨는 “사람이 그나마 적은 시간일 것 같아 들렀는데, ‘2+1’로 파는 봉지라면, 스낵 등은 인기상품이 다 품절이었다”며 “할인한 대파도 오전이면 품절되고, 전날 들렀을 때 군데군데 남아있던 공산품, 신선식품 일부도 동이 나 있었다”고 전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2개 구매 시 1개 추가 증정했던 봉지라면은 5배, 참치, 골뱅이 등 1+1 진행한 통조림은 6배 매출이 증가했다. 전품목 1+1, 50% 할인 행사를 진행한 세제, 제지, 치약, 샴푸 등 생활용품은 전년대비 4배에서 많게는 7배까지 매출이 상승했다.
한편 앞서 쓱데이 첫날이었던 18일 인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에는 인파가 몰리면서 일시 휴점한 뒤 영업을 재개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고객이 과도하게 몰리는 몰린 일부 매장은 임시로 입장을 제한하고, 방송 등을 통해 밀집 해소를 유도하고 계산대에 안전요원을 배치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