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5천만원 손실이 났어요. 마누라는 지금이라도 빨리 팔고 나오자고 하는데 아직은 좀 더 버텨야 할 것 같아 고민이네요” (카카오 투자자 K씨)
“와이프랑 부부싸움까지 하면서 버티고 있네요. 앞으로 얼마나 더 참아야 할까요?” (카카오 투자자 P씨)
국민주로 각광받던 카카오가 주가 폭락으로 사람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그나마 최근 한 달 사이 카카오 주가가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은 “빨리 털어버려야 하는 건지 조금 더 두고 봐도 되는 건지 고민”이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며, 지난달 17일 카카오 주가가 4만원대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한달 사이 5만 7000원선까지 반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앞다퉈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평균 매수단가가 11만~17만원에 걸쳐 있는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큰 폭의 손실 탓에 망연자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카카오 개인투자자는 감소하고 있다. 카카오 주주 수는 지난 3분기 202만8620명으로 2분기 204만1314명 대비 2만명 가량 감소했다. 1분기 202만명, 2분기 204만명으로 증가했지만 3분기 들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실적이 부진한데다 향후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1조858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증권가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췄다. 카카오의 목표주가가 6만~7만대까지 낮아졌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카카오 반등이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로 잠시 주춤했던 성장세는 내년에 다시 보여줄 것”이라며 “경기 회복과 주식 시장의 반응이 나타나면 가장 빠르게 회복세를 보여줄 주식”이라고 말했다.
앞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의 목표주가로 15만원을 제시하며 이를 달성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서비스 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에 물러나면서 “임기 내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한 마음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21일 오전 10시 기준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대비 1.56% 하락한 5만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고점 17만3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67%나 하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