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한국인만 못본다” 비난 쇄도, 무슨 일?
지난 10월 20일 트위치 ‘침착맨(이말년)’ 채널에 출연한 박지성 SBS 해설위원과 배성재 아나운서. [트위치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화질도 떨어뜨리더니 이제 ‘다시보기’까지 막는다”

세계 최대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또 다시 한국만 겨냥한 일방적인 서비스 축소 방침을 내놔 이용자들이 들끓고 있다.

앞서 한국에서만 라이브 방송 화질을 초고화질(1080p)에서 720p로 떨어뜨려 원성을 샀던 트위치의 두 번째 조치다.

트위치는 9일(현지시간) 본사 홈페이지에 한국 이용자들에게 중요한 업데이트라며 ‘VOD 콘텐츠에 관한 Twitch 코리아 업데이트 및 약관 변경의 건’이라는 공지사항을 알렸다.

대한민국 거주자들의 경우, 사전 녹화한 오디오 및 비디오 저작물의 배포와 동영상(클립, 하이라이트 및 기타 업로드 콘텐츠를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과 관련된 기능 및 서비스의 사용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11월9일 트위치 공지사항 '트위치 코리아 업데이트 및 약관 변경의 건'-

트위치는 오는 12월13일부터 한국 시청자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비롯해 이전 방송과 클립 등 기존에 업로드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내년 초부터는 한국에서 새로운 VOD 콘텐츠 생성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VOD 서비스 중단은 한국에만 적용된다고 명시해 한국을 겨냥한 노골적인 조치 임을 분명히 했다. 사실상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이유다.

VOD 서비스 중단 배경에 대해 트위치 측은 “한국에서 요구하는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 노력의 일환”이라고만 설명했다.

트위치의 이번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국회의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에 대한 반발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트래픽 사용량만큼 망 사용료를 내도록 한 법안 때문에 비용부담을 느낀 트위치가 한국 사업 축소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다음달부터 한국인만 못본다” 비난 쇄도, 무슨 일?
[트위치 홈페이지]

그러나 트위치는 이번 2차 서비스 축소를 두고 “네트워크 요금 및 시장 비용 증가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이전부터 한국 법률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진화하는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구현하려는 노력”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동안 트위치에서 방송을 해온 스트리머들 입장에선 기존에 업로드한 동영상들을 직접 관리할 수도 없다. 트위치 측은 “기존 VOD 콘텐츠 중 보유하고 싶은 콘텐츠는 12월13일 전에 모두 저장 및 다운로드하라”고 통보했다. 현재 트위치에서 활동 중인 국내 유명 스트리머로는 침착맨(이말년), 풍월량, 우왁굳, 한동숙, 서새봄냥, 오킹, 양띵 등이 있다.

이로 인해 트위치에서 인기가 높은 상위 스트리머들이 계속해서 이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신 국내 경쟁 플랫폼 아프리카TV의 수혜가 예상되면서 아프리카TV 주가가 10일 하루에만 17% 넘게 급등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그동안 트위치에 인기 BJ들을 뺏긴 아프리카TV로선 반전을 모색할 기회로도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