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200만원 벌었어요” 요즘 난리난 ‘용돈벌이’ 뭐길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3일 만에 200만원 번 ‘악마의 게임’ 뭐길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인기 핵앤슬래시 RPG ‘디아블로2: 레저렉션(Diablo II: Resurrected)’이 뜻밖에 ‘앱테크’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이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 특히 새로운 시즌이 도입될 때마다 게임 내 시세가 폭등하며 ‘치킨값’을 넘어 생활비까지 번다는 인증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블로2 레저렉션 래더2가 지난 7일(한국시간) 정식 론칭되며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가 다시금 성행하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 아이템 거래중개 플랫폼 아이템베이에 관련 키워드 검색 시 래더2 아이템 매물이 수백개 이상 올라와 있다. 판매가도 낮지 않다. 개당 몇 천원에 불과한 아이템뿐 아니라 한 달 월급 수준인 200만원 상당의 아이템도 거래되고 있다.

“3일 만에 200만원 벌었어요” 요즘 난리난 ‘용돈벌이’ 뭐길래
디아블로2 레저렉션 래더2.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정식 서버인 스탠더드와 함께 기간제 서버인 래더 서버를 운용하고 있다. 일정 기간에 운용되는 래더의 경우 시즌이 시작될 때 모두가 동일한 레벨 1에서 출발한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주요 유저들은 경제력을 갖췄지만 게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인 3040. 캐릭터 육성을 위해 게임 아이템 ‘현질(현금으로 아이템 구매)’도 마다하지 않는 ‘큰손’들이 많다. 이에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게임 내 아이템 시세도 폭발적으로 높아진다. 이날(20일) 기준 시세가 1만4500원에 형성된 ‘자 룬’의 경우 시즌 오픈 초기 9만5000원에 가격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새 시즌에 맞춰 휴가까지 내고 ‘용돈벌이’에 나서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디아블로 레저렉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래더2 오픈 후 이날(20일)까지 59만원을 벌었다” “8일과 9일 이틀간 아이템 11만원어치 팔았다” 등 각종 인증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직장인은 “친구가 래더2 오픈 후 첫 연휴 3일 동안 200만원을 벌었다고 자랑하더라”고 말했다.

“3일 만에 200만원 벌었어요” 요즘 난리난 ‘용돈벌이’ 뭐길래
아이템베이에서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는 디아블로2 게임 아이템. [아이템베이 캡처]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는 비단 디아블로2만의 얘기가 아니다. 온라인게임이 자리 잡기 시작한 20여년 전부터 존재해왔다. 거래 규모도 수조원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어드로이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 아이템 거래액만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는 불법은 아니다.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사행성이 들어간 게임 내 재화가 아니면 개인 간 거래는 문제 삼지 않고 있다. 다만 게임에 현금거래 기능을 넣을 시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등급 분류가 나지 않아 사실상 ‘게임 내 정식 거래’는 불가능하다. 이렇듯 음지에서 거래되다 보니 탈세나 자금 세탁 등의 우려도 작지 않다. 일각에서는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를 양성화하자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