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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하의 삼성전자가 말이 돼?” 직장인 선호 대기업에서 사라졌다

[헤럴드경제DB·123RF]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제 네이버, 카카오 같은 기업들은 다른 업종의 기업들과 레벨이 다릅니다. 연봉부터 조직문화, 복지까지 일반 제조업체들과 비교할 수조차 없습니다”(블라인드 커뮤니티 이용자 A씨)

“상여금이 다른 회사에 비해 많은데도 요즘 젊은 직원들은 낮은 업무 만족도 때문에 결국 IT기업들로 이직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블라인드 ‘삼성전자’ 커뮤니티 이용자 B씨)

국내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가 정작 내부 젊은 직원들의 만족도에선 IT기업들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수준 외에도 업무와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사내 조직문화 등에 민감한 MZ세대 직장인들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29일 기업정보플랫폼 잡플래닛이 발표한 올 상반기 기업평가 데이터 21만건 분석결과에 따르면 ‘7년차 미만 저연차 직원의 만족도가 높은 대기업 톱10’에 삼성전자는 없었다. 대신 SK텔레콤을 비롯해 스노우, 카카오뱅크, 네이버, 카카오, 넥슨코리아 등 IT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는 이직이 활발한 연차로 꼽히는 7년차 미만 직원들의 의견만으로 한정해 도출한 결과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구체적인 평가항목은 ▷급여·복지 ▷워라밸 ▷사내문화 ▷경영진 ▷승진기회·가능성 등으로 구성됐다.

실제로 잡플래닛에 공개된 삼성전자 직원들의 리뷰를 보면 장점 키워드로는 ‘최상위’, ‘전문가’ 등이 꼽혔으나 단점 키워드로는 ‘부속품’, ‘소모품’ 등이 눈에 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잡플래닛은 7년차 미만 직원들이 꼽은 일하기 좋은 기업의 공통점으로 ‘배울 점이 많다’,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을 꼽았다. 워라밸과 업무 유연성도 주요 장점으로 들었다.

이처럼 젊은 직장인들의 회사 만족도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면서 MZ세대의 이탈을 막고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각종 사내 정책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같은 IT기업들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사내에 이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한 새 인사제도에 따라 사원에서 부장까지 승진하는 기간을 크게 단축해 젊은 인재의 과감한 발탁 승진 가능성을 높였다. 과거에는 직급이 한 단계씩 올라가기 위해선 약 8~10년의 기간을 채워야 했으나 이를 폐지하고 성과와 전문성만 입증하면 단 몇 년 만에 승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6일 경기도 수원사업장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전략 제품 보고에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아크 시연 중 질문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밖에 사내 인트라넷에 직급 및 사번 표기도 삭제하고 상호 높임말 사용을 공식화했다. ‘부사장, 전무’로 나뉘던 임원 직급도 ‘부사장’으로 통합해 직급 체계도 간소화했다. 젊은 임원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복권된 이후 사내 스킨십에 적극 나서며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는 것 역시 조직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찾아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26일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MZ세대 직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로부터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기 제품들을 소개받았다. 이 부회장이 경영진이 아닌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제품 보고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부서원들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에 출연해 달라는 한 직원의 부탁을 받은 이 부회장은 직원 휴대폰을 통해 “다들 사업도 열심히 해야 하고, 최고 중요한 게 건강과 행복입니다. 반갑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등 직원들과의 스킨십에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였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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