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공감 부른 사이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갑질을 해도 부사장답게 좀 고급스럽게 합시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송혜교는 할 말은 하는 멋진 여자이다.
송혜교는 SBS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극본 제인/연출 이길복)에서 여자 주인공 하영은(송혜교 분) 역을 맡아 시청자와 마주하고 있다. 패션회사 ‘더 원’ 톱 브랜드 ‘소노’ 디자인팀장 하영은은 일도 사랑도 프로인 매력적인 여자다. 디자이너로서 탁월한 능력은 물론 팀원들을 아우르는 리더십, 뜨거운 열정까지 지닌 워너비 커리어우먼이라 할 수 있다.
송혜교는 ‘지헤중’ 속 하영은을 통해 많은 여성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쉴 틈 없이 보낸 20대,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밀리지 않기 위해 여전히 한 순간도 헛되이 보낼 수 없는 30대. 거부할 수 없는 사랑 앞에 당당하게 서는 모습까지. 하영은은 많은 여성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또 닮고 싶은 느낌을 받게 한다는 반응이다.
4일 방송된 ‘지헤중’ 8회에서는 이 같은 ‘워너비 커리어우먼’이자 공감을 부르는 하영은의 멋진 매력이 돋보였다. 이날 하영은의 모든 열정이 담긴 브랜드 ‘소노’는 큰 위기에 부딪혔다. 신유정(윤정희 분)이 자신의 백화점과 ‘소노’의 계약 해지를 결정한 것. 신유정은 10년 전 죽은 하영은의 전 연인 윤수완(신동욱 분)의 약혼녀였다.
절박한 하영은은 백화점의 또 다른 유력인사인 그 회사 부사장 남자와 만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하영은이 생각한 만남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하영은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하루 종일 골프장에 벌서는 것처럼 기다렸고, 식사를 하면서도 ‘소노’에 대해 설명하고자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갑질이었다. 그 남자는 은근슬쩍 하영은의 손을 잡고, 하영은에게 자신의 차에 동승하도록 요구했다.
‘소노’가 무너질 수도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하영은은 쉬운 방법 대신 정당한 방법을 선택했다. 하영은은 “내 간절함, 내 절박함을 룸키로 쓰자는 건 아니고? 그건 못하겠네요. 이 상황에서 그건 너무 후지잖아. 갑질을 해도 좀 고급스럽게 합시다”라고 일침 했다. 그리고 보란 듯이 자신의 능력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거꾸로 신유정에게 “내가 까는 것”이라고 말한 뒤 당당하게 돌아섰다.
하영은이 왜 ‘워너비 커리어우먼’인지 명확하게 보여준 회차였다. 할 말은 하는, 그것도 멋지게 하고 하영은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 속을 뻥 뚫어줬다. 송혜교는 집중력 있는 연기로 인물이 처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소노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하영은이 느꼈을 절박함, 쉬운 방법 앞에 자칫 흔들릴 수도 있는 혼란스러움, 그럼에도 할 말은 하는 당당함까지. 이 모든 감정들을 다 리얼하게 그려냈기에 하영은의 멋짐이 더욱 돋보였고, 이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으로 이어졌다.
멋진 여자이자 닮고 싶은 여자 하영은이 ‘지헤중’에 있다. ‘지헤중’이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응원과 사랑을 받는 이유이다. 이와 함께 반환점을 돈 ‘지헤중’이 앞으로 하영은의 일과 사랑을 어떻게 그릴지, 배우 송혜교는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