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월에 이미 4차유행 초입 규정… 대유행 수순
“수도권, 새거리두기 4단계도 충족 예상…즉시 적용”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개월 보름 만에 1200명대 치솟은 가운데 정부는 현 상황을 '4차 대유행'의 초입 단계라고 규정하면서 확진자 규모가 내달 초까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수도권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현재를 '4차 유행의 초입'에 진입하는 단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통제관은 이어 "중앙방역대책본부 분석에 따르면 현 수준이 아마 7월까지, 또는 8월 초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서 이미 지난 4월 초순에 공식 브리핑을 통해 4차 유행 초입 단계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후 하루 300∼700명대의 확진자 발생 속에 4차 유행이 저강도로 지속돼 오다 이날 1000명 선을 넘어선 만큼 지금은 사실상 '4차 대유행' 수준으로 확산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 통제관은 수도권의 유행 상황에 대해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환자 발생이 배 가까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뚜렷한 유행 증가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져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으로 서울은 하루 평균 환자가 389명이 되고, 수도권은 1000명이 넘으면 4단계"라며 "오늘과 같은 유행이 확산한다면 조만간 4단계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수도권 지자체와 협의해 서울 또는 수도권에 4단계 적용을 즉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는 하루 평균 769.7명으로, 직전주(6.24∼30) 592.9명에 비해 176.8명 증가한 상태다. 이 중 수도권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636.3명으로, 직전주의 464.9명보다 171.4명(36.9%) 늘었다. 서울의 경우 일평균 확진자가 약 357명꼴로 나와 현재는 3단계 기준에 속해있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 확산세의 주된 원인으로 20∼30대 등 백신 미접종 연령층의 확진자 수 증가를 꼽았다.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1주간 수도권의 인구 10만명당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수를 보면 20대가 4.1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30대 2.7명, 40대 2.6명 등의 순이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센 인도 유래 '델타변이'의 주간(6.27∼7.3) 검출률도 수도권의 경우 12.3%로, 전국 검출률(9.9%)보다 높다. 수도권 20대에서는 델타 변이 검출률이 17.1%, 30대 14.9%다.
청년층 확진자가 늘면서 확진자 중 80% 정도는 경증·무증상 감염자이고, 이에 따라 생활치료센터 입소율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전날 기준으로 생활치료센터 6737병상 중 2675병상(40%)만 비어있는 상태인데 정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운영하는 3곳(정원 836명)과 서울시가 운영하는 5곳(정원 1055명) 등 총 8곳을 더 개소하고 현재 운영중인 시설의 입소 인원도 확대해 총 2100개 정도의 병상을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접종자를 사적모임 인원제한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한 인센티브는 수도권에서도 일단 유지하되 부처와 지자체, 경찰로 구성된 단속팀 100개를 운영하면서 방역 상황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