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 운영 금지·락커룸 배정 1칸 이상 띄워야

헬스장 샤워실 운영 금지, 예배·법회 비대면 권고

콜센터 근무자 절반으로, 방판업 홍보 20분 이내로

서울시 연말까지 ‘천만시민 긴급 멈춤’…10대 시설 서울형 정밀방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3일 0시 기준으로 271명을 기록하며 엿새 만에 300명 아래로 내려온 23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24일 0시부터 서울 전역에서 10인 이상 집회가 전면 금지된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내용으로, 별도 공표 때까지 계속된다. 오는 25일 예정된 민노총 총파업 등 도심 집회와 시위, 연말 모임 등을 통한 감염을 차단하려는 선제 조치다. 시는 수능 전 특별관리가 필요한 시설 10대 시설을 추려, ‘서울형 정밀방역’에 나선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23일 시청사 브리핑룸에서 온라인브리핑을 열어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에 발맞춰 오는 24일부터 연말까지를 ‘천만시민 긴급 멈춤기간’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서 대행은 “인구밀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아 n차 감염 우려가 높은 서울의 특성을 반영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선제적인 조치를 결단했다”면서 “10인 이상 집회 금지를 위반한 집회 주최자와 참여자는 관할 경찰서에 고발조치 할 예정이며, 3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알렸다.

아울러 연말 모임과 심야시간대 시민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기간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단축 운행한다. 시내버스는 24일부터, 지하철은 시민에게 충분히 안내한 뒤 오는 27일부터 오후 10시부터 운행 횟수를 각각 20%씩 감축한다. 시는 비상 상황이 계속될 경우 중앙정부와 협의해 지하철 막차시간도 자정에서 오후11시로 1시간 단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아울러 안전한 수능과 대입시험이 치러지도록 시교육청, 자치구와 함께 합동 태스크포스를 꾸려 수능 일주일 전부터 수험생 방문이 잦은 음식점, 카페 등 6종 중점관리시설을 집중방역한다. 입시학원 전체와 교습소 등 1800곳에서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노래연습장과 PC방, 영화관 3종 시설도 전수 점검을 실시한다.

시험 당일엔 수험생 확진자들도 빠짐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서울의료원과 남산유스호스텔 2곳에 10개의 시험실을 설치하고, 의료 인력을 배치한다. 자가 격리 대상 수험생을 위해서도 22곳의 별도 고사장을 운영하고, 자차이동이 불가한 수험생은 119 구급차 또는 방역택시 등으로 시험장까지 이동을 지원한다.

서 권한대행은 25일로 예정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총파업과 관련해선 “서울 전역이 24일 0시부터 10인상 집회 금지되는 만큼 민노총에 지금의 코로나 확산세를 감안해 25일 집회는 자제하도록 요청드리겠다”고 말했다.

서울형 정밀방역은 먼저 사우나·목욕탕 등 목욕장업을 겨눴다. 목욕장업은 마스크 착용이 기본적으로 어려운 시설로서 최근 서울 시내에선 관악구, 서초구, 강서구, 강남구 등에서 사우나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앞으로 한증막 운영이 금지된다. 또한 시설 안에서 음식 섭취가 금지되며, 인원 제한에 더해 공용용품 사용 공간 이동거리도 최소 1m 간격이 유지되도록 구획을 표시해야한다. 락커룸 배정도 한 칸 이상 띄워야한다.

실내체육시설은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오후9시 이후 운영 중단에 더해 수영장을 제외하고 샤워실을 운영할 수 없다. 이용자는 2m 거리를 유지하도록 인원을 제한한다.

춤추기 등으로 비말 전파 우려가 높은 무도장은 집합금지된다.

시는 종교시설은 좌석의 20% 이내로 인원을 제한하되, 비대면으로 전환을 권고했다.

또한 직장 내 감염을 줄이기 위해 대표적인 고위험사업장인 콜센터는 재택근무 등을 통해 근무 인원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권고했다. 콜센터에선 1일 2회 이상 근로자 증상을 확인하고, 2~3명 이상 유증상자 발생 시 선제검사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카페는 하루 종일, 음식점은 오후9시 이후 포장과 배달만 허용되는 2단계 조치에 더해 주문 대기 시 이용자 간 2m의 간격 유지, 음식섭취 중 대화 자제가 권고된다. 또 계산대 칸막이 설치나 계산대와 손님 간 1m 이상 거리두기가 포함됐다.

방문판매 직접 판매 홍보관 인원은 2단계 수칙인 시설면적 8㎡당 1명 보다 강화한 최대 10명으로 제한된다. 사업자는 방역관리자를 지정 배치해야하며 다과, 커피 등 일체의 음식 제공은 물론 취식과 노래, 구호 등을 해선 안된다. 또한 모든 모임은 20분 안에 끝내야한다.

중증 위험도가 높은 요양시설과 데이케어센터에선 요양시설 입소자의 면회・외출・외박, 데이케어센터의 외부강사 프로그램이 전면 금지된다.

서울시 연말까지 ‘천만시민 긴급 멈춤’…10대 시설 서울형 정밀방역
천만시민 긴급 멈춤기간 안내 포스터.

시는 요양원, 요양병원, 데이케어센터, 정신의료기관, 정신요양시설 등 감염취약 시설의 종사자 및 이용자 4만여 명에 대한 ‘선제검사’를 2주 단위로 주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동대문구 에이스희망케어센터에서 선제검사를 통해 확진자 8명을 찾아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노래연습장의 경우 오후9시 이후 운영 중단에 더해 4㎡당 1명 각 룸별 인원 제한이 권고된다. PC방은 음식섭취 금지, 좌석 한 칸 띄우기에 더해 비말차단이 가능한 높이의 좌석 구분 칸막이를 설치토록 하고 흡연구역 동시 이용자도 2명 이내로 제한하도록 권고한다. 학원의 경우 음식섭취 금지 등에 추가해 학원 내 스터디룸 등 공용 공간 이용인원을 50%로 제한한다.

서울시도 직원 3분의 1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것으로 방역에 동참한다. 시는 수험생 자녀가 있는 직원은 수능일(12월 3일)까지 원칙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10인 이상의 외부 식사와 회식은 엄격히 제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정부 보다 강력한 수준의 방역에 나서는 건 서울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20일 156명으로 8월 대유행을 뛰어넘는 최대를 기록하는 등 최근 전파 수준이 심상치 않아서다.

시에 따르면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 지난 한 주의 경우 고 위험군인 65세 이상 확진자 비율이 20%를 넘었고,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도 17.7%를 나타냈다. 무증상자도 전체의 24.2%를 차지, 4 명 중 1명이 무증상 상태에서 지역사회 감염원이 되고 있다.

서정협 권한대행은 “우리는 다시 한 번 중대 갈림길에 서 있다. 이번 위기를 넘지 못한다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과 희생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코로나19가 모든 걸 멈추기 전에 우리가 먼저 강력하게 멈춰야 한다. 방역 전면전, 총력전의 적기는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