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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떨어졌다던 마포…20년된 아파트도 신고가 릴레이
거래 많은 5개 단지 살펴보니
공덕·도화·아현·염리동 모두 올라
반포자이도 언급했던 1건만 하락
래미안퍼스티지 5건중 3건 신고가
8·4 공급-고가 아파트 수요 달라
홍남기 부총리가 8일 해당 단지 거래가가 하락했다고 언급했지만, 사례로 든 거래건을 제외한 실거래가는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쓴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경. [헤럴드경제DB]

#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도화 현대1차’ 아파트. 입주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인데, 8·4 대책 이후 잇달아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54㎡(이하 전용면적)가 지난달 13일 8억5000만원 최고가에 팔렸는데 8월 24일엔 500만원을 더 높여 신고가를 새로 썼다. 147㎡도 14억4500만원에 팔리며 가장 높은 값에 팔렸다. 다만 54㎡의 저층인 2층이 8월 31일 7억8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7월 같은 층 매매가격과 같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8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반포자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특정단지의 매매가 하락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러 건의 거래 가운데 단 한 건 값이 떨어진 사례를 들어 정책 효과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처럼 랜드마크 신축 단지 외 구축 아파트에서도 점점 더 높은 값에 팔리고 있다.

▶하락했다는 마래푸, 8·4 이후 모든 면적서 신고가=강북의 대표적인 직주근접 지역인 마포구는 8·4 대책 이후 현재까지 매매거래가 많았던 단지 5개의 실거래가를 전수조사한 결과, 모든 단지에서 역대 최고가 거래가 나왔다. 앞서 언급한 도화동 외에 공덕동, 아현동, 염리동 등 전역에서 가격 경신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부총리가 언급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거래된 전 면적에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하락 사례로 든 마포래미안푸르지오 59㎡ 거래가 11억원은 단 한 건으로 8·4 공급 대책 이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오른 7건의 같은 규모 계약건 가운데 6건은 모두 14억원을 넘겨 팔렸다. 이 가운데 고층인 15층은 14억5000만원 최고가에 팔렸고, 84㎡(8월 15일, 17억1000만원), 114㎡(8월 13일, 19억2000만원) 등 거래된 모든 면적형에서 역대 가장 높은 값에 계약됐다.

염리동의 염리삼성래미안도 114㎡가 8·4 이후 처음으로 14억원을 넘겨 8월 5일 14억4000만원 신고가를 기록했고, 59㎡(8월 29일, 9억7500만원), 84㎡(8월 19일, 11억5000만원) 등 면적별로 모두 최고가에 팔려나갔다.

사정은 공덕역 인근 래미안 단지들도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 입안자들이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올라온 거래건도 제대로 안보고 보고 싶은 통계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 8·4 후 5건 중 3건 ‘신고가’=“4억원이 떨어졌다”던 반포자이도 마찬가지다. 반포자이에선 공급 대책 이후 6건이 실거래가 등록됐는데 부총리가 언급한 단 1건을 제외하곤 모두 집값이 올랐다. 216㎡와 244㎡ 등 대형 규모는 각각 41억원과 46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에 팔렸다.

194㎡의 경우, 41억원이 최고가였는데 최근 거래가가 39억5000만원(8월 15일)으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해당 규모의 연초 거래가격은 38억원이었고, 7월까지 8건의 매매건 평균값은 37억20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하락이라 보기 어렵다.

반포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법인 급매, 친족 간 거래가 아니더라도 대단지일수록 로열동, 로열층이나 인테리어 조망에 대한 프리미엄이 2억~3억원에 달하기도 한다”면서 “시장을 모르니 정책이 먹힐 리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례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설사 서울 강남이나 마포 등 중심지 고가 아파트의 하락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정부가 8·4 공급안의 효과로 언급하기에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기업 맞벌이 직장인은 8·4 공급 조건 가운데 소득 기준 자체가 맞지 않을 수 있다”면서 “고가 아파트 수요와 공공분양 수요가 다르다”고 말했다. 시장 흐름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잠원동 B공인중개업소 측은 “각종 규제로 거래가 줄고, 매수 문의도 없다”면서 “관망세, 보합이 하락 전환을 의미하진 않고, 수도권 공급안과는 또 다른 문제다”고 전했다.

그는 “15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대출도 받지 않고 집을 사는 고소득, 고자산가들이 정부 공급안으로 매수를 미루면서 하락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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