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특혜 ‘군 복무’ 의혹에 “수사중 사안” 언급 자제

불공정 이슈 확전땐 국정동력 약화ㆍ檢개혁 걸림돌 우려

靑, ‘조국 사태’와 달리 ‘침묵’…檢개혁·국정 동력 떨어질까 ‘속앓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일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군 복무’ 의혹 등이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되자 청와대는 난감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공식적인 언급이나 반응은 자제하면서도,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정성 이슈로 확전 땐 ‘제2의 조국 사태’로 이어져 후반기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이와 관련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추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청와대가 공식입장을 내는 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 장관의 거취 문제로 정치공세가 이어질 경우 검찰개혁 동력이 꺾일 수 있어 청와대 입장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다만 청와대의 소극적 대응은 지난해 하반기 민심이 양극단으로 나뉘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폭락, 국정운영 동력마저 떨어뜨린 ‘조국 사태’에서의 ‘정면돌파’ 기조와는 다른 분위기다. 1년 전인 2019년 9월 9일 문 대통령은 조 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검찰 개혁 임무 완수를 주문했다. 조 전 장관과 가족에 대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임명을 강행한 문 대통령이 직접 힘을 실어준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정면 대응 기조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을 수사 중인 검찰이)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듯 한다”고 말했고, 대검찰청에서는 “(청와대의) 수사개입을 중단하라”는 발표까지 나왔다.

1년 전 ‘조국 사태’와 ‘추미애 논란’이 각각 교육과 병역이라는 국민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측면에서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공정성 논란으로 번진다면 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조국 사태’ 여파로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취임 이후 최저치인 39%까지 떨어진 바 있다. 최악의 경우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추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요구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 뿐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는 점도 청와대의 부담이다. 추 장관의 탄핵을 요구하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2건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와 한 달간 20만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