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전문기업 드롭박스가 성공한 방식 유튜브, 유료엔 광고없는 ‘클린 콘텐츠’ 제공 무료서비스 단계서 ‘참여·중독’효과 전제돼야 신뢰성 높거나 독보적 콘텐츠 보유해야 가능

‘지금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했으니, 이제 돈을 받아도 괜찮겠지’라는 기업들의 안일한 생각은 곧 유료화 실패로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유료화에 따른 이 같은 소비자들의 반감을 최소화하려면 ‘프리-미엄(free-mium)’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수 밖에 없는 ‘덫’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전략은 무료로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유료로 전환해서 부가적인 기능을 포함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전략이다.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은 “처음에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 뒤 소비자들에게 불편함을 제공해 마찰을 일으켜 그 탄력으로 프리-미엄으로 넘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유료화 성공 사례로 세계 최대 클라우드 전문기업 드롭박스를 꼽는다.

2007년 서비스를 개시한 드롭박스는 창업 4년 만에 기업가치 10억달러 유니콘 기업으로 올랐고, 2014년에는 100억달러 가치를 보유한 데카콘으로 성장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현재 굴지의 글로벌 기업의 공세에도 굳건히 전세계 140개국 5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하며 클라우드 분야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드롭박스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2GB를 모든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업계는 유지비가 많이 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라며 실패를 예견했다.

드롭박스의 무료 서비스는 사용자를 유인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 역할을 했다. 2GB는 문서를 저장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음악, 사진, 동영상 등 미디어 콘텐츠를 담기에는 적은 용량이었다. 처음에는 무료서비스에 매력을 느끼던 사용자들이 금세 2GB가 부족함을 느끼고 불평하기 시작했다.

드롭박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월 9.99달러에 100GB를 제공하는 유료서비스를 내놨다. 불편함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유료 서비스로 유도한 것이다. 드롭박스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이탈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사용자들은 드롭박스를 떠나지 않았고 유료가입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모바일 게임업계와 유튜브 등 미디어 스트리밍 업계가 무료 콘텐츠에서는 광고를 넣어 불편함을 주고 프리미엄 서비스에서 광고 없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대체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리스크는 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이 전략을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될 것이 있다”며 ”무료서비스 단계에서 ‘참여’와 ‘중독 효과’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드롭박스의 경우 당시 클라우드 서비스가 모두 유료인 상황에서 무료서비스 제공을 통해 소비자를 유인해 묶어두는데 성공했다.

유튜브는 이런 전제 조건에 더욱 부합한다.

유튜브는 경쟁 미디어 스트리밍 업체보다 월등히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가 30분 이상 되는 광고를 심어도 이탈하는 대신 프리미엄 서비스를 결제할 만큼 사용자들은 유튜브 콘텐츠에 매력을 느꼈다.

온라인 플랫폼 업계를 중심으로 강해지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결속력도 이런 전략을 유효하게 만들었다.

김철균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특징은 커뮤니티의 형성”이라며 “유튜브라든지 어떤 브랜드를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가 깨지는 사례는 극소수로 브랜드가 결속력을 가지고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되면 프리미엄으로 이동하는 것이 훨씬 원활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이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플랫폼 비즈니스모델의 성패는 최단기간 안에 트래픽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에 달려있다”며 “대상고객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인지적 편안함과 친숙함을 느끼게 되는 ‘자이온스 효과’에 브랜드에 대한 ‘장기기억 효과’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고 지적했다.

채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