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적 중학생’ 난민 청원 마감 D-1일…조용한 서울교육청

- 10일 난민 인정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마감 - 해당 학생 격려했던 서울시교육청 후속 조치 없어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지난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직접 만나 격려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이란 중학생 난민 인정 요구’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이 오는 10일 마감된다. 청원참여가 정부의 답변을 들을 수 있는 20만명에 한참 부족한 상태에서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제 친구가 공정한 심사를 받아 난민으로 인정되게 해 주십시오’라는 청원이 9일 오전 기준으로 참여 인원이 3만1000여명에 그치고 있다. 청원 마감을 하루 남겨 놓은 상태로 20만명을 채우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이 정체된 모습은 지난달 19일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해당 학생을 격려하면서 관심을 보인 이후에도 큰 차이가 없다. 그로부터 2000명 정도 청원 참여 인원이 늘어났을 뿐이다.

이는 학생들의 여름 방학이 시작됐고, 제주도 예멘 난민을 둘러싼 국민들의 우려가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아울러 해당 학생의 난민 지위 인정을 위해 적극적 지원을 언급했던 조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도 이렇다할 후속 활동을 펼치고 있지 않아 청원 참여가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이다.

이란 국적의 중학생이 난민 지위 인정을 위해 신청서를 제출하던 날 조 교육감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 “저는 앞으로 법무부 장관 면담을 신청해 학생이 대한민국의 품에서 마음 편히 친구들과 놀며 공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실 것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시교육청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해당 학생을 격려한 이후 서울교육청에서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도 “(난민 인정은) 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관여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지금은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도 해당 학생을 격려한 이후 개인 SNS에 이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르자 “애초 저는 난민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기독교 개종으로 인해서 돌아가면 샤리아법에 의해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하는 우려 때문에 학생을 보호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접근했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이란 중학생의 학교 친구가 올린 이번 청원의 경우 정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청원 참여가 71만명에 달했던 제주도 예멘인 난민 문제와 관련한 청와대 답변에선 해당 내용이 잠깐 언급됐다.

지난 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함께 청와대 SNS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이란 출신으로 7살에 한국와서 기독교로 개종한 친구가 난민으로 인정됐으면 좋겠다는 중학생 청원도 진행중”이라고 소개하면서, “절차에 따라 재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는 기본적인 입장만 간단하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