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지난 핀테크 열풍을 타고 등장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다. 핀테크를 주도하는 전자ㆍIT 기업이나 금융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통신사, 유통사, 게임사 등 다양한 업종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페이라는 새로운 플랫폼 경쟁에서 뒤처지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이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페이 서비스를 제공 중인 기업은 전 업종에 걸쳐 20여개사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를 필두로 인터넷 포털(네이버ㆍ카카오), 이동통신사(SK텔레콤ㆍLG유플러스ㆍKT), 유통사(신세계ㆍ롯데ㆍ현대백화점), 게임사(NHN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종에서 20가지 넘는 페이 서비스가 출시됐다.
LG전자도 상반기 중 모든 카드 단말기와 호환되는 별도 장치인 ‘화이트 카드’ 결제 방식을 적용한 LG페이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하반기 출범하는 K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독자적인 간편결제 시스템을 출시할 전망이다.
이처럼 페이 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은 향후 페이 플랫폼이 결제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규모가 지난해 6조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6명이 간편결제를 실제 사용해 봤다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페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지금까지 페이 시장은 서비스 제공자의 신규 진입이 이어지며 업체 간 무한 경쟁 양상을 띠었지만, 점차 카카오ㆍ네이버ㆍ삼성의 3강(强) 구도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2014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하며 페이 전쟁의 서막을 연 카카오페이는 현재 700만명의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다. 누적 결제건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300만건 수준이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네이버페이는 6개월 만에 누적 결제건수 6500만건, 월 거래액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 이용자 수도 월 32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는 출시 시점은 한 발 늦었지만 스마트폰이라는 무기에 힘입어 이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출시 6개월 만에 이용자 500만명(미국 포함)을 모았다.
3강 체제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오프라인 시장까지 진출하면서다. 최근 두 회사는 카드사와 손 잡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한 실물 카드를 내놨다. 카카오는 신한ㆍBCㆍ하나카드와 제휴를 맺고 체크ㆍ신용카드를 출시했다. 네이버는 신한과 함께 처음으로 실물 체크카드를 발급하기로 했다.
편리함에 파격적 혜택을 앞세운 네이버ㆍ카카오페이가 실물 카드까지 내놓으면서 현재 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삼성페이를 위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오프라인에서 삼성페이가, 온라인에서 네이버페이가 다소 우세를 점하지 않겠느냐는 전망 속에 연말 출범 예정인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에 따른 카카오페이의 도약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간편결제의 대세를 점하는 삼성페이는 편리함을 최대 강점으로 꼽고 있다. 특히 삼성페이는 기존 신용카드에 쓰는 마그네틱 보안전송과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무선결제)방식을 모두 지원해 범용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폭넓은 가맹점 수로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세를 넓혀가고 있다. 네이버페이의 가맹점수는 8만5000곳으로 압도적 수준으로, 카카오페이 가맹점이 800여곳인 것과 비교하면 100배 차이가 난다. 이밖에 카카오페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 여부를 주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