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근현대 기억보관소로 새단장 60~80년대 아날로그 감성 담은 마을전시관·체험교육관 등 조성 8가지 주제 상설 체험교육 진행 “부모·자녀 세대공감의 장 기대”
서울 경희궁 옆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유령마을’이란 오명을 벗고 ‘근현대 100년의 역사ㆍ문화가 살아 숨쉬는 기억의 보관소’로 새로 태어난다.
서울시는 2017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때 첫 선보인 이후 예술가들의 창작ㆍ기획 전시공간으로 활용됐던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전시ㆍ공연ㆍ마켓 ㆍ일일 체험교육 등이 열리는 ‘참여형’ 공간으로 재정비해 이달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옛 새문안 동네)은 경희궁 옆 골목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시는 지금은 터만 남은 옛 돈의문과 조선시대부터 1980년대까지 유지된 골목길의 흔적, 근현대에 지어진 30여동의 기존 건물을 헐지 않고 그대로 두어 마을 자체가 서울의 삶과 기억이 살아있는 박물관인 방향으로 재생시켰다.
새 단장한 마을은 ▷옛 새문안 동네의 역사와 아날로그 세대의 감성이 살아있는 ‘마을전시관’(16개동) ▷고즈넉한 한옥에서 근현대 문화예술을 배워보는 ‘체험교육관’(9개동) ▷마을 콘셉트에 맞는 입주작가의 전시와 워크숍이 열리는 ‘마을창작소’(9개동) 등 크게 3가지 테마로 조성됐다.
건물 내부는 물론 마당과 골목길, 담벼락 등 9770㎡에 이르는 마을 곳곳이 전시관이자 놀이터다. 6ㆍ70년대 추억의 교복을 입은 도슨트의 설명도 듣고 함께 놀이도 하는 ‘마을투어’도 매일 열린다.
우선 ‘마을전시관’을 살펴보면 마을마당 앞 2층 집에 3ㆍ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테마 전시관인 ‘독립운동가의 집’이 문 열었다. 그 옆 골목에는 1960~80년대 가정집과 부엌, 거실, 공부방을 그대로 되살린 ‘생활사 전시관’이 있다. 옛 영화관을 재현한 ‘새문안극장’에선 ‘맨발의 청춘’ 같은 클래식 영화를 매일 4회 상영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터치가 아닌 조이스틱으로 게임을 하고, 웹툰 대신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기는 아날로그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돈의문 콤퓨타게임장ㆍ새문안만화방’은 부모와 아이의 세대공감 장소다. 경성시대 사교장과 80년대 결혼식장 분위기를 살려 조성한 ‘서대문 사진관’과 동네 옛 이발소를 재현한 ‘삼거리이용원’ 등이 추억을 소환한다.
마을마당 북측에 도시형 한옥이 옹기종기 모인 ‘체험체육관’에선 자수공예, 닥종이공방, 가배차(커피) 드립백 만들기 등 8가지 주제의 상설 체험교육이 매주 화~일요일에, 하루 5회씩 진행된다. 중심부 ‘명인 갤러리’에선 체험교육관 명인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상설전시가 열린다.
마지막으로 곳곳에 포진한 ‘마을창작소’는 개인·단체가 입주해 각자의 공간에서 하루 1회 이상 전시, 교육, 체험,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 공모를 통해 신진작가 단체인 (주)헤리티지프로젝트, 한옥협동조합, 무브먼트 서울, 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 등 총 9개 운영파트너가 선정됐다.
시는 6~7일 이틀간 마을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새단장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거리공연단의 60~80년대 감성 가득한 음악 공연과 고무줄놀이, 사방치기 등 추억의 골목놀이가 마을마당에서 펼쳐지며, 마을 내 전시공간을 돌아보고 지정된 장소에 비치된 도장을 찍어오는 스탬프 투어가 진행된다.
매주 화~일요일(월요일, 1월 1일 휴관) 오전10시~오후7시 운영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dmvillage.info), 페이스북ㆍ인스타그램(@donuimunmuseumvillage), 운영사무국(☎02-739-6994)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정협 시 문화본부장은 “살아있는 역사ㆍ문화공간으로 재단장한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새롭게 쌓여갈 기억들을 포함하는 가능성의 공간”이라며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에 빠져드는 부모 세대와 오래된 스타일을 새롭게 즐기는 자녀 세대를 함께 아우르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