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26일 입장 발표 예정

‘불법 도박·절도’ 논란 오타니 통역사…대학·경력도 가짜였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공식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2차전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 MLB 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돈을 빼돌린 의혹이 드러난 가운데, 미즈하라의 대학과 통역 경력도 가짜라는 보도가 전해졌다. 또 통역사가 해고되면서 자신 또한 불법 도박 연루 의혹에 휩싸인 오타니 쇼헤이는 26일 취재진을 상대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 방침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24일(한국시간) 언론에 공개된 미즈하라의 미국 출신 대학과 MLB에서의 통역 경력이 과장됐거나 부정확하다고 보도했다.

당초 미즈하라의 출신 대학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대학 대변인은 디애슬레틱에 "미즈하라 잇페이라는 학생이 재적한 학교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2010년과 2012년 일본인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의 통역으로 활동했다는 미즈하라의 경력에 대한 의혹도 불거졌다. 오카지마는 2007∼2011년 보스턴 레드삭스, 2013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뛰었다. 2012년 2월에는 스프링캠프 시작 직전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뉴욕 양키스에서 방출됐다.

‘불법 도박·절도’ 논란 오타니 통역사…대학·경력도 가짜였다?
지난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함께 했던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 연합뉴스

미즈하라는 2010년 보스턴에서 통역사로 일하며 MLB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스턴 구단은 23일 취재진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오카지마가 우리 팀에서 뛴 기간 미즈하라가 통역으로 고용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오카지마가 2012년 양키스와 마이너리거로 계약 후 스프링캠프 시작 전 방출을 당했는데도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전 직장인 LA 에인절스 구단이 펴낸 2019년 미디어 가이드 자료를 보면, 미즈하라는 2012년 스프링캠프에서 오카지마의 통역으로 활동했다고 표기됐다.

미즈하라는 이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외국인 통역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 팀에서 뛰던 오타니와 인연으로 다시 MLB 에인절스에 진출했다. 21일 서울시리즈 2차전인 샌디에이고 다저스전을 앞두고 해고 당하기 전까지 7년 이상 오타니의 '절친한 친구'이자 통역사로 활동했다.

한편, 미즈하라의 도박 빚은 450만달러(약 60억원)다. 오타니가 10년간 7억달러(9400억원)에 다저스와 계약한 뒤 그의 통역이 오타니의 돈에 몰래 손을 댄 것으로 알려지자 MLB와 일본 야구계는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알고도 빚을 갚아줬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오타니가 피해자가 아닌 동조자로 밝혀질 경우, 당분간 그라운드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는 미 메이저리그가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규칙을 어길 시 1년간 출전 금지 처분을 받거나 영구 퇴출될 수 있다.

앞서 미즈하라는 자신의 불법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 계좌에서 450만달러(약 60억원)을 절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며 돈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이후 오타니 측 변호인이 이를 반박하자 “오타니는 전혀 몰랐고 송금하지도 않았다”며 이전 발언을 번복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통역사가 불법 도박과 절도 혐의로 해고된 과정 중 자신 또한 불법 도박 연루 의혹에 휩싸인 오타니 쇼헤이는 26일 취재진을 상대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