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제4이통 선정 등 경쟁압박 커져

‘3만원대’ 5G 요금제 더 나온다…SKT·LGU+도 내달 출시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정부가 가계통신비 문제에 칼을 빼든 가운데 통신사들이 앞다퉈 최저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모양새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저 3만원대 구간을 신설하는 내용의 5G 요금제 개편안을 준비해 이르면 이달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새 요금제 이용약관을 신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요금제를 새로 출시하려면 정부에 먼저 신고한 뒤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의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하는 유보신고제 대상이다.

자문위 검토에 최대 15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2월보다는 3월 출시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설 연휴 직후 바로 신고하고, 과기정통부가 15일의 기한을 다 채우지 않고 신속 심의한다면 2월 말 출시 가능성도 없지 않다.

LG유플러스도 3월 중으로 역시 최저 3만원대의 5G 요금제 출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데이터 저용량 구간을 세분화한 온라인 선불요금제 ‘너겟’을 내놔 정부로부터 호평받았던 LG유플러스는 일반요금제에서도 최저 구간을 낮춰 통신비 부담 완화 여론에 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들 기업의 3만원대 5G 요금제 신설은 늦어도 3월을 넘기지는 않을 전망이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서 3만원대 요금제 도입 시기를 ‘올해 1분기’로 못 박은 데다 4월 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3월 안에 요금제 개편이 끝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지난달 가장 먼저 5G 요금제 하한선을 3만7000원으로 낮춘 KT를 포함해 통신 3사가 다음 달부터는 모두 3만원대 5G 요금제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새 중저가 5G 요금제는 KT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 유력하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KT의 5G 요금제 개편으로 월 4GB 이하 이용자는 월 8000원, 월 6∼10GB 이용자는 월 5000원∼1만원, 월 11∼21GB 이용자는 월 3000∼6000원의 통신비를 각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른 통신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정도의 통신비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3만원대 요금제 출시 준비는 최근 정부가 가계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올해 들어 정부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방침을 천명하고, 이통사와 휴대전화 제조사 등을 상대로 공시지원금 상향 경쟁과 중저가폰 출시를 누차 압박하고 있다.

최근 5G 28㎓ 대역 주파수 경매를 통해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을 제4 이통사에 선정한 것도 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