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현상으로 단정할 수 없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의 독특한 몸짓이 다시 거론되는 일을 놓고 마약 수사 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마약으로 인한 현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희준 변호사는 지난 7일 'YTN 뉴스라이더' 인터뷰에서 전날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첫 출석한 지드래곤을 언급하며 "저런 행동만 갖고 마약을 투약했다, 안 했다를 단정할 수는 없다. 본인 특유의 행동이나 제스처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마약 사범들이 특이한 몸짓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 "물론 마약은 업 계열과 다운 계열로 나뉜다. 다운 계열 마약을 투약하면 외려 사람이 가라앉으며 처지는 상황이 있고, 업 계열 마약을 투약하면 그와 반대되는 현상이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반드시 어떤 몸짓, 행동이 '마약 투약을 했을 때 이상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인천경찰청 마약수사계가 지드래곤의 통신내역 압수수색영장을 신청, 지난달 31일 법원이 "범죄 사실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한 데 대해서도 "통신영장 기각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웬만하면 청구하면 거의 다 발부해준다. 통화 내역 확보를 위해 통신 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조차도 법원이 소명 부족이라며 발부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 정도면 굉장히 구체성이나 신빙성에 있어서 상당히 애매한 상황으로 비춰진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로 지드래곤을 불러 조사했지만, 뚜렷한 물증은 확보하지 못해 향후 수사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 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 혐의를 받는 지드래곤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하지만 지드래곤은 4시간 가량 조사받고 경찰서에서 나온 뒤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스스로 밝혔다.
지난달 처음 의혹이 불거진 후 줄곧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지드래곤은 "제가 마약 범죄와 관계가 없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경찰서에 스스로)나왔다"며 "(팬들은)크게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는 "주로 어떤 부분을 조사받았는가"라는 취재진 물음에 "웃다가 (조사가)끝났습니다"라고 농담한 후 "장난이고요"라며 여유도 보였다.
경찰은 지드래곤의 소변과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밀 감정을 할 예정이며, 추가 소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