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6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받기 위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사무실이 있는 인천 논현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경찰이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을 마약 투약 혐의로 소환조사했지만, 지드래곤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경찰도 확실한 증거를 확보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제보자의 진술에만 기대어 섣불리 혐의를 대외에 알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명인의 경우 작은 의혹에도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가뜩이나 이번 수사에 대해 야권 일각에서 '여론을 돌리기 위해 정권이 기획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권 씨가 최종 무혐의로 결론날 경우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 혐의를 받는 권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 카메라 앞에 선 권 씨는 시종 당당한 모습이었다. 스테레칭을 하거나 손을 푸는 것 같은 행동도 일반적으로 피의자가 보이는 '자숙'이나 '반성' 같은 태도와는 거리가 있었다.

앞서 입장문을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권 씨는 이날도 경찰서 입장 전 "제가 마약 범죄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자진 출두했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믿고 기다려 달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사가 끝난 뒤에도 "주로 어떤 부분을 조사받았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웃다가 (조사가) 끝났습니다"라며 농담한 뒤 "장난이고요"라며 여유를 부렸다. 또 "조사에서 혹시 경찰이 제시한 증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겠죠. 없었어요"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권 씨의 이같은 태도가 '경찰을 조롱하는 듯 하다'는 말까지 경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6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받기 위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사무실이 있는 인천 논현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

권 씨가 이렇게까지 자신만만 태도를 보이는 것에는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비난 여론이 빗발칠 것을 감안한다면 쉽게 보일 수 있는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경찰이 그의 통화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신청한 통신내역 허가서(영장)가 법원에서 기각되기도 했다. 범죄 혐의가 명확하게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경찰은 전날 채취한 권 씨의 소변과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밀 감정을 할 예정인데, 만약 음성으로 나오면 앞으로 혐의 입증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