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출마의 길 열어준 것”
“강만수 전 장관 사면, 기가 찰 노릇”
“경제인 사면, 할 말이 없을 지경”
경제단체 “경제 활성화로 보답할 것”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 6인을 정조준했다. 이번 사면 대상자 2176명 가운데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그리고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중근 전 부영그룹 회장·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경제인 4명의 사면을 윤석열 대통령이 법치를 부정한 대표적인 ‘사면권 남용’ 사례로 지목했다.
정부는 15일 중소기업인·소상공인 등 일반 형사범과 경제인, 정치인 등 2천176명에 대해 15일자로 '광복절 특별사면'을 단행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특사다. 특사 명단에는 김태우 전 구청장을 포함해 7명의 정치인과 고위공직자가 포함됐고 경제위기 극복 및 국가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를 비롯한 경제인 12명도 특사에 포함됐다.
민주당은 우선 김 전 구청장의 사면을 겨냥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치적 갈등 해소라는 명목으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원심 확정 3개월만에 사면 복권시켜줬다”며 “출마의 길을 활짝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사법부를 무시했던 대통령은 없다”며 “ 자신이 곧 법이라는 착각 속에 사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강만수 전 장관의 사면도 비판했다. 강 전 장관은 2021년 8월 광복절을 맞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번 사면으로 복권됐다.
권 대변인은 “산업은행장 재직 당시 3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에 연루되어 유죄가 확정된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의 사면도 기가 찰 노릇”이라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대통령의 법 파괴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경제인 사면 중에는 경제인 4명을 정조준했다. 이들은 기업 운영 관련 범죄로 집행유예가 확정되거나 고령 또는 피해 회복 등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단돼 특사 대상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변인은 “경제인 사면으로 가면 할 말이 없을 지경”이라며 “황제 형집행정지’의 원조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4300억 원에 달하는 횡령을 저지른 이중근 전 부영그룹 회장, 130억 원 규모 배임을 저지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 벌금만 30억 원에 달하는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까지, 꼼꼼하기 그지없습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패한 기업인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경제 활력을 도모할 수 없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눈에는 부패한 기업인들이 재기해야 할 약자로 보이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인 사면과 관련해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경제 활성화로 보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 사면·복권 조치는 어려움에 처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높이고, 나아가 미래를 대비해 기업인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사면을 계기로 경제인에게 주어진 사업보국의 소명을 되새기고,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이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사면 당사자는 물론 경영계는 경제 활력 회복과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뿐 아니라 준법 경영에 힘쓰고 양질의 일자리 늘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경영 현장으로 복귀하게 된 기업인들은 과거에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우리 경제 활력 회복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했고,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다시 현장에 복귀한 경제인들은 물론 기업계 전체가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본연의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