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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식작전’ 하정우 “고생보다 재미가 최우선”
‘피랍’ 동료 구하는 외교관 역할
절친 주지훈과는 5년 만에 재회
“우여곡절 많아도 주지훈 덕에 버텨”
와이어부터 카체이싱까지 화려한 액션
9월 골프 소재 ‘로비’로 메가폰 잡는다
[쇼박스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기시감이 걱정돼서 작품을 선택을 하지 않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이 재미있냐, 없냐가 문제에요. 기시감이 너무 방해된다면 고려해볼 수 있지만 (작품 선택에 있어서) 우선 순위는 아닙니다”

배우 하정우는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비공식작전’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된 기시감 우려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내달 2일 베일을 벗는 영화 ‘비공식작전’은 외교관 이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김판수(주지훈 분)가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 동료를 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쌍천만의 신화를 쓴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호흡을 맞춘 하정우와 주지훈이 5년 만에 다시 뭉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성훈 감독과는 영화 ‘터널’에 이어 두 번째 작업이다.

[쇼박스 제공]

영화는 레바논에서 실제로 발생한 한국 외교관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다만 외교관이 납치 과정에서 겪었던 실제 고초보다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구출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주제가 다소 무거울 수 있지만, 내용이 경쾌하게 느껴지는 것은 두 배우의 티키타카 덕분이다. 하정우가 ‘비공식작전’을 택한 이유도 바로 ‘재미’ 때문이다.

하정우는 “구출 작전이라는 클래식하고 단순한 스토리이어서 유머 코드나 카체이싱 등 많은 것들을 입혀 영화적 재미로 표현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복잡한 스토리엔 뭔가를 가미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쇼박스 제공]

‘비공식작전’은 사실 제작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정우가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던 건 지난 2018년 추석 즈음. 수십 차례의 회의·대본 리딩과 시나리오 수정을 거쳐 2020년 3월에 크랭크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변수가 막아섰다. 결국 2년이 지난 2022년 2월에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할 수 있었다. 이마저도 주 촬영지였던 모로코의 왕실 측이 전세기 운항을 특별히 허용해준 덕에 가능했다. 하정우는 당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수리남’의 촬영을 마치자마자 합류했다.

그는 “도미니카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비공식작전’의 촬영지가) 치안이 확보되어 있는 안전한 나라이기만 바랐다”고 회상했다.

[쇼박스 제공]

모로코 현지 생활도 수월하진 않았다. 약 4개월 간 카사블랑카 등 3개 도시에서 진행된 촬영 기간 동안 음주, 돼지고기 등 음식 관련 제약이 심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현지 재료로 장조림, 사골국, 오징어젓갈 등 온갖 한국 음식을 직접 해 먹었다.

하정우는 “워낙 코로나 확산이 심했고 라마단 기간까지 겹치는 바람에 촬영 외에 할 게 아무것도 없었고 ‘단맛’을 느낄 곳도 없었다”며 “촬영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며 웃었다.

[쇼박스 제공]
[쇼박스 제공]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고생이 묻어나는 연기를 소화한다. 건물 옥상에서 와이어 액션을 펼치고 지상에선 주지훈과 차량 추격 액션을 선보인다. 낮엔 모래바람 날리는 땡볕 아래에서 가죽 잠바를 입고 정처 없이 헤매고, 야밤엔 들개에게 쫓긴다. 건물 옥상에서 성인 남성을 업고 옆 건물로 건너가기도 한다. 매번 고생할 일이 많은 작품을 택하면서 ‘고난 전문 배우’이란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하정우는 “(작품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라며 “작품을 선택할 때 철저히 ‘재미’를 생각하지, 얼마나 힘들 지를 먼저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고난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에 대해선 부담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녹록치 않았던 해외 로케이션과 힘들었던 액션 연기를 버틸 수 있게 한 원동력은 주지훈과의 인간적인 유대감이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많이 아는 사람일수록 같이 연기하기 편하다”며 “‘신과 함께’에서 김용화 감독이 구심점 역할을 잘해준 덕분에 가정 교육을 잘 받은 형제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쇼박스 제공]

하정우는 영화 연출에도 다시 시동을 걸었다. 그는 오는 9월 영화 ‘로비’의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롤러코스터(2013)와 허삼관(2015) 이후 약 8년 만에 잡은 메가폰이다. 직접 주연도 맡는다. 영화는 사업권을 따내려 골프 로비에 힘 쏟는 연구원의 이야기를 그린다. 골프를 영화 소재로 삼은 배경엔 그의 라운딩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때 처음으로 골프를 배우고 라운딩을 나갔는데, 산 속을 걸으면서 ‘이런 세계가 있었나’라고 할 정도로 너무 좋았다”며 “얌전한 사람이 골프채만 들면 야수로 변신하고, 야수는 반대로 소녀로 변하는 이중적인 모습들이 너무 웃겼다”고 설명했다.

[쇼박스 제공]

이번 여름 극장가는 국내 대작 4편이 맞붙으면서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비공식작전’도 그 중 하나다. 공교롭게도 경쟁작 ‘더 문’과 ‘밀수’를 각각 연출한 김용화 감독과 류승완 감독은 하정우와 이전에 작업했던 감독들이다. 그러나 경쟁보단 공생하고 싶다는 것이 하정우의 바람이다.

“불편한 상황이지만 경쟁을 통해서 앞서나가자는 마음보단 모두가 공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해요. 한국 영화가 다시 활력을 찾고 제발 정상화됐으면 좋겠어요.”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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