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브래지어에 긁힌 가슴 상처를 방치했다가 감염 부위가 썩어들어가 혼수상태에 이른 50대 영국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오래된 브래지어의 와이어가 감염의 주범이었다.
25일 영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실비아 할크로(52)는 지난해 4월 브래지어 밑줄에 가슴을 긁힌 뒤 농양이 생겼다. 고통이 심해져 진통제와 항생제를 처방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돼 괴사성근막염 판정을 받았다.
괴사성 근막염치료가 지연되면 사망률이 70%까지 올라가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병의 진행 속도가 빨라 더더욱 위혐한 것으로 알러져 있다. 이에 할크로는 괴사성 근막염이 정상 조직 주변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두차례 수술로 가슴의 3분의 1을 절제했다. 이 과정에 8일간 혼수상태에 빠졌다 깨어나는 고비도 겪었다. 수술 뒤엔 38cm 흉터까지 생겼다.
할크로는 4개월간 요양한 뒤에야 직장에 복귀할 수 있었지만, 이를 오히려 다행으로 여겼다. 그는 “정말 괴로웠지만 주변에는 7년이 지나도록 치료받는 사람이 있어서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괴사성 근막염은 생존율이 매우 낮아서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병원에 가야 한다. 작은 상처라도 꼭 소독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괴사성 근막염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관련 재단도 설립했다.
괴사성 근막염은 근육과 피하지방에 세균이 침투해 피부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피부에 특별한 변화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기, 통증, 열감, 설사,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저혈압, 조직 괴사, 패혈성 쇼크가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진 바 없지만, 상처·궤양 등을 통해 감염된 사례가 다수 보고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