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업계 “인상률 낮지만 동결 무산 아쉬워”

소상공인업계 “절규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

재계, 결정구조 개선·차등적용 도입 주문도

월급 206만원 수준...경제산업계 “고용 유지 힘든 수준”
2024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5% 인상된 9860원으로 결정됐다.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 모니터에 표결 결과가 게시돼 있다. 박준식(왼쪽 두번째) 위원장을 포함한 공익위원들이 회의실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

“중소기업계가 절실히 원했던 동결수준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

“한계에 내 몰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담증가가 불가피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우리 상품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 고용 축소가 우려됩니다.”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 및 재계, 소상공인 등 경제산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이 986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 “고용에 직격탄을 맞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경제계에서 요구했던 인하 혹은 동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중소기업 현장은 저성장·고금리로 지불능력이 저하돼 있고,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영활동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경영상황에 대한 호소가 역대 2번째(2.5%)로 낮은 인상률을 이끌어냈지만, 중소기업계가 절실히 원했던 동결수준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쉬운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업종별 구분 적용 시행과 결정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을 반영하는 제도 개선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이번 인상으로 한계에 내 몰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상 부담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들 계층이 일자리를 유지하고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수출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우리 상품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신규채용 축소·해외투자 확대·자동화 추진으로 인한 고용규모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 소상공인의 반발은 더 크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용원에게 임금을 지불하는 사업체의 93.8%를 차지하는 소상공인은 비용구조와 경영여건 상 불가피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해왔다”며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주요 지불 주체인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이며, 소상공인이 더이상 고용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감당하기 힘든 인건비 상승은 ‘고용원 없는 소상공인’의 증가로 이어졌다”며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소상공인의 ‘나홀로 경영’을 더욱 심화시켜 결국 근로자의 일자리를 대폭 사라지게 하는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소공연은 “근근이 버텨온 소상공인을 벼랑으로 내모는 무책임한 결정에 대한 책임은 정부도 져야 한다”며 “인상된 최저임금을 지불하기 어려운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들 업종을 시작으로 종국에는 다수의 업종이 도미노로 문을 닫는 총체적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견기업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올해 110일 역대 최장 심의가 상징하듯 매년 두 진영의 싸움으로 왜곡된 채 반복되는 최저임금 결정 구조 혁신 논의를 본격화하고, 터부시되어 온 업종별, 지역별, 외국인 근로자 차등 적용을 포함해 기업의 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노사 간 자율적인 협의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 현안의 해법을 찾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경영계 입장에서는 동결이 가장 좋지만 협상이라는 게 쉽지 않다. 앞서 2020년 역대 최저 인상률인 1.5% 인상에 이은 두번째 낮은 인상률이고,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재훈·양대근·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