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계가 기업 규모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탄소중립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 공제율을 모든 기업에 대한 단일 비율로 전환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회장 최진식·사진)는 11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중견기업 세제 건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중견련은 “2030 NDC 상향 부담,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 최대 5년(탄소저장·포집·이용, 풍력발전) 뒤처진 탄소 감축기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모든 기업군의 R&D 및 설비투자 공제율을 각각 최소 30~40%, 12%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련 관계자는 “탄소중립은 정부와 함께 모든 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공동의 과제로, 차등적인 혜택을 분배하는 관성을 벗어나 산업계 전반의 탄소중립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견련에 따르면 올해 6월 탄소중립이 추가된 신성장·원천기술 분야에서 중소기업의 R&D, 설비 투자 공제율은 각각 30~40%, 12%인데 비해, 3년 평균 매출액 5000억원 이상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R&D 공제율은 20~30%, 매출액 3000억원 이상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설비 투자 공제율은 3%에 불과하다. 중견련은 “우리나라의 주요 경쟁국으로서 2021년 6월 ‘산업경쟁력강화법’을 개정해 탈탄소 세제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탄소중립 대응 주요 육성 분야 탄소 절감 생산 설비·공정 도입 기업에 최대 10% 법인세 공제, 50% 특별 상각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일본의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중견련은 또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클라우드 및 소프트웨어, IT 인프라 투자 공제 신설 등 세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견련의 ‘2021년 중견기업 디지털 전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1%가 디지털 전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인 기업은 19.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견기업인들은 ‘막대한 투자비용(46.7%)’, ‘성과 불확실성(38.4%)’, ‘전문 인력 부족(32.3%)’ 등을 디지털 전환 추진의 걸림돌로 꼽았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