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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만 말 걸 수 있다” 데이트앱으로 32세 수천억 번 ‘그녀’ 사연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수상한 남자들이 너무 많아요.”

데이트 앱을 쓰는 여성 고객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반응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오프라인 만남이 줄어들자, 이제 데이트 앱은 청춘남녀의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워낙 남성 이용자 자체가 압도적으로 많고, 무분별하게 대화가 이뤄지면서 성희롱 등을 호소하는 여성도 많다는 점.

이 같은 부작용에 착안, 데이트 앱에서 여성만 말을 걸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남성 위주의 데이트 앱 문화를 바꿔보려는 시도였다.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앱 성공으로 현재 그녀가 보유한 자산은 무려 7억4000만달러. 한화로 약 1조원에 달한다. 바로 휘트니 울프 허드(Whitney Wolfe Herd)의 이야기다.

휘트니 울프 허드 [포브스 유튜브 캡처]
1조원 자산가, 올해 나이는 32살

그녀의 올해 나이는 32살. 불과 이 나이에 1조원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는 포브스가 평가한 ‘올해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자수성가 여성(America’s Richest Self-Made Women)’ 순위에도 올라와 있다. 나이로 치면 세 번째로 젊다.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고, 세계에서 가장 어린 억만장자 기록도 보유했다.

그녀는 20대 초반 데이트 앱 틴더를 개발한 사람 중 하나였다. 틴더는 현재에도 세계에서 가장 활성화된 데이트 앱이다. 상대방을 허락할 땐 오른쪽, 거부할 땐 왼쪽으로 스와이프(swipe)하는 방식을 적용했던 게 바로 틴더다.

하지만 그녀는 2014년 갑자기 틴더를 떠난다. 이후 허드는 틴더 사내에서 성희롱을 받았다고 소송을 제기, 결국 그녀는 회사로부터 합의금을 받았고, 해당 임원은 해고 조치됐다.

복잡할 수 있는 개인사였지만, 그녀는 주저앉지 않았다. 오히려 틴더와 정면 승부를 펼치는데, 그래서 탄생한 게 데이트 앱 범블(Bumble)이었다.

범블의 기본적인 기능 자체는 기존 데이트 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한 가지 큰 차이는 바로 여성 주도권에 있다. 남녀가 매칭이 되면 무조건 여성이 먼저 말을 걸어야만 대화가 가능하다.

24시간 안에 여성이 첫 메시지를 보내야만 하고, 그렇지 않으면 매칭은 무산된다. 남성은 여성이 대화를 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허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데이트 앱에선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부적절한 메시지를 자주 받고, 또 성희롱이 될 사진을 보내는 경우도 많았다. 이를 개선하고 여성에게 더 친절한 앱이 되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전했다.

[범블 홈페이지]

그녀 역시 남성이 주도하는 데이트 문화 자체를 바꾸고 싶었다. 처음 앱을 구상했을 땐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고 한다. 과연 기존의 데이트 앱 문화를 전면 바꿀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었다. 데이트 앱 주된 고객층이 남성인데, 여성 중심의 데이트 앱이 과연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범블은 출시 한 달 만에 10만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보기좋게 성공했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을 때에도 범블 이용자는 4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작년 2월엔 나스닥에 상장까지 했다. IPO 직후엔 주당 70달러를 호가하기도 했다. 현재엔 20달러 수준을 기록 중이다. 최고가에 비해선 크게 떨어진 수치이지만, 현 수준만으로도 범블의 시가총액은 3조4000억원에 이른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도 범블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시장을 노린 데이트 앱이다 보니 아직 국내에선 대중적으로 크게 확산되진 않았다. 해외에서 경험해 본 교포나 유학생 등이 주된 사용자다.

국내에서도 200개 이상의 데이트 앱이 출시돼 있다. 업계에선 데이트 앱 시장 규모를 2000억원대로 보고 있으며, 2~3년 이내에 2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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