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억에도 안 팔려 유찰
대부업체도 원금회수 어려울듯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해 27억원에 매매된 은마아파트가 9개월 만에 경매로 나왔다. 이 아파트는 구입자금 27억원 중 23억5000만원이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었는데 빚을 감당 못해 경매로 넘겨진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가 경매매물로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은마아파트 매물이 나온 것은 5년여 만의 일인 데다 이 아파트의 사연도 기구하기 때문이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 소유자는 지난해 9월 27억원에 아파트를 매입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28억2000만원이 최고가인데 거의 꼭지에 집을 산 것이다.
문제는 구입자금 대부분이 대출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금융권 대출이 금지된 탓에 소유자는 대부업체를 통해 22억원을 빌려 잔금을 치렀다. 또 올해 1월엔 다른 대부업체로 대출을 갈아타면서 1억5000만원 더 많은 23억5000만원을 빌렸다. 아파트값의 87%를 빚으로 마련한 것이다. 정확한 금리 등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부업체 금리를 10%로 산정하더라도 한 달 이자만 2000만원에 달한다.
결국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지난 5월 임의 경매 절차가 개시됐다. 이 아파트 소유자는 아파트관리비 약 97만원도 밀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는 지난 15일 감정가 22억3200만원에 2차 매각이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지난달 감정가 27억9000만원에 진행한 1차 매각에서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데 이어 감정가를 20% 내린 2차 매각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은마아파트 전용 84㎡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달 기준 21억5000만~23억5000만원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호가도 21억~24억5000만원 수준이다. 내년 2월 3차 매각 최저 입찰가는 17억8560만원이다. 낙찰이 되더라도 소유자는 원금을 한푼도 건지지 못하는 데다 추가로 빚만 안게 되는 상황이며, 대부업체도 원금 회수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된다.